[제보는Y] 지문 인증도, 사진도 '무용지물'..신분 확인 절차 '구멍 숭숭'

손효정 2021. 2. 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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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훔친 신분증과 장애인복지카드로 통장을 다시 만들고 대출을 받았는데도, 단 한 번도 의심을 사지 않았습니다.

주민센터부터 은행까지, 본인 확인 절차에 소홀했다는 방증입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A 씨 명의로 된 통장의 재발급을 받는데 장애인 증명서가 필요했던 신 씨.

먼저, 훔친 장애인복지카드를 들고 한 주민센터를 찾아갔습니다.

복지카드에 있는 A 씨 사진처럼 안경을 쓰고 머리 모양도 꾸민 뒤 어렵지 않게 장애인증명서를 받아냈습니다.

[군포1동 주민센터 관계자 : 안경 쓴 분들은 안경만 비슷하게 써도 비슷해 보이고, 남자분들은 머리 짧게 자르시고 머리스타일만 비슷하면]

마스크를 벗지 않았는데도, 본인 확인 절차는 금방 끝났습니다.

[군포1동 주민센터 관계자 : 여기가 코로나19 감염이 돼서 며칠 동안 폐쇄하고 그랬어요. 그래서 마스크를 내리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고.]

A 씨의 주민등록증도 별 탈 없이 재발급받았습니다.

지문 확인 절차를 무사통과 한 건데, 주민센터 측은 지문 인식 기기에 오류가 난 거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부곡동 주민센터 관계자 : 지문이 많이 닳아서 인식 안 된다고 민원, 항의가 엄청 많이 와요. 이런 기계를 가져다 놨느냐면서 최근에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지문이 잘 안 나와요.]

무려 열 번 넘게 오류가 났지만, 다른 방법으로 추가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곡동 주민센터 관계자 : (지문인식이 의심스럽다고 하면 추가적인 인증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일괄적으로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발급받은 주민등록증과 장애인증명서를 이용해 신 씨는 은행 3곳에서 A 씨 명의로 통장을 재발급받거나 예금을 찾았습니다.

또, 카드사 2곳에서 모두 천5백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그 어떤 곳에서도 제대로 된 본인 확인은 없었습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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