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부작용·접종..국내 들어올 '백신 5종' 뜯어봤습니다
효능 95% 화이자·모더나 '초저온 냉동'..전국 250곳 접종센터에서만 접종
예방 효과 60%대 아스트라·얀센은 집근처 병원서 접종..노바백스 효능 89%
"5개 백신 모두 목표 기준 넘겨"..정부, 화이자 6만명분 특례수입 승인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접종하느냐 따른 집단면역 형성 여부 제일 중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월 중순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들어오는 백신 1천만명분 가운데 화이자가 만든 5만8500명분이 국내에 도입된다. 이 물량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특례수입 신청 하루 만에 승인 결정을 내렸다. 2월 말에는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선구매한 물량 중 62만5천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첫 접종이 이뤄질 ‘중앙예방접종센터’는 준비 작업을 마쳤다. 접종이 임박하며 관심이 높아진 국내 도입 백신 5종의 특성과 장단점을 살펴봤다.
① 예방효과
도입 예정 백신 5종은 모두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 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50% 이상)을 만족했다. 독감 백신의 예방효과가 40~60% 수준인데, 초고속으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들이 임상시험에서 높은 예방효과를 나타낸 것을 두고 전문가들이 ‘기적’이라고 할 정도다.
다만 백신 종류에 따라 예방효과는 조금씩 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62~70%)와 얀센(평균 66%) 백신이 화이자(95%)나 모더나(94.1%)에 견줘 낮다. 정부가 계약을 추진 중인 노바백스는 최근 영국에서 수행한 임상 3상에서 예방효과가 89.3%로 나타났다. 이에 백신 전문가들은 각 백신의 임상시험이 서로 다르게 설계됐기에 예방효과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중요한 것은 모든 백신이 목표 기준을 넘겼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관련해서는 고령층 효과 논란도 불거졌다. 고령층 접종 제한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시행한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만 65살 이상 고령자 비율이 7.4%(660명)로 적어 효과를 뚜렷하게 따질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식약처의 검증자문단 전문가 다수는 시험 대상자 전체에게서 예방효과가 확인됐고, 백신 투여 뒤 고령층의 면역반응이 18~64살과 유사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고령층 접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도입하는 백신들 모두 중증으로 발전하는 걸 100% 가까이 막아주는 효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② 안전성
전문가들은 백신 5종 모두 단기적인 안전성이 접종에 필요한 정도로 확인됐다고도 설명한다. 지난달 노르웨이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고령자 30명이 잇따라 숨진 사례도, 유럽의약품청(EMA)이 분석 결과 접종과 사망 간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이스라엘도 2일(현지시각) 화이자 백신 접종 뒤 보고된 부작용을 집계해 소개하며 “코로나19 백신이 유발하는 부작용 빈도와 성격은 다른 백신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쪽 발표 내용을 보면, 1차 접종자(276만여명) 가운데 부작용 발생 비율은 0.24%였고, 2차 접종자(137만여명) 중에서는 0.26%만이 부작용을 호소했다.
③ 보관·유통·접종 용이성
코로나19 백신은 보관·유통·접종 요건도 매우 중요하다. 단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접종함으로써 집단면역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해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
공교롭게도 백신 5종 가운데 예방효과가 높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경우 유통·보관 조건이 까다로워 전국에 설치될 250곳 접종센터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날 “화이자 백신은 예방효과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약품 자체 안전성이 매우 불안정해 초저온 유통을 해야 하는 제한점이 있고, 취급할 때도 흔들리거나 무리한 충격을 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은 냉장 보관·유통 백신이어서 ‘찾아가는 접종’에 활용하기 좋고, 전국 1만곳 의료기관에서도 접종이 가능하다.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노바백스는 영상 2~8도 조건에서 보관·유통할 수 있는데다, 유효 기간이 1~3년으로 길어 불가피하게 접종 필요 기간이 길어질 때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성웅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부단장은 “집단면역 형성에 있어서 개인이 어떤 백신을 맞느냐가 아니라 효과성 있는 백신을 전 사회적으로 얼마나 많이 맞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큰 고령층 등에게 먼저 도입되는 백신을 접종해 더 빨리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득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김지훈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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