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들어온다' 초긴장 유통사.. "IT 실시간 추적에 성패"
ICT 업계 "기록 정확성·데이터 실시간 전달이 핵심"
물류센터, 보관창고 확보..추가 창고 생산 계획도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국내 백신 유통을 담당할 SK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업체들은 철통 보안 속에 막바지 준비작업에 분주하다. 특히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로 관리 문제가 불거진 만큼 한층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제조사별로 보관과 유통 조건이 다르고 접종 장소도 다양해 공항에서 접종기관으로 옮겨지기까지 맞춤형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다. 특히 국내 첫 접종 백신인 화이자 제품은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해 더욱 관리가 까다롭다.
백신 운송 중에도 온도 유지와 배송 경로, 재고현황 등을 실시간 관리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요구되는 이유다. 유통관리 체계 구축과 운영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합관제센터 구축과 백신 유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 성패 가를 통합관제센터
3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과 국방부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평택 냉동창고로 백신을 수송하는 '운송 시뮬레이션'을 마쳤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냉동창고에서 개별 접종기관까지 백신을 운송하는 다음 단계 시뮬레이션도 이번주 중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외국에서 들어오는 냉동백신은 인천공항을 거쳐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한국초저온을 거친다. 국내에서 위탁생산한 백신을 보관할 냉장창고는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다.
백신 유통 성패를 가를 통합관제센터 구축은 협력업체 엠투클라우드가 맡았다. 통합관제센터는 백신의 동선을 추적하고 접종과 재고 상황을 파악하면서 국내 모든 코로나19 백신 유통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된다. 수도권 코로나19 의료진 대상의 첫 접종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시간 추적장비 구축을 완료해야 하는 엠투클라우드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찾은 서울 송파구 엠투클라우드 본사에는 176.53㎡ 넓이 사무실이 텅 비어있었다. 개발자로 보이는 젊은 남성 2명은 "(통합관제센터는) 제3의 장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더 이상 답변 드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곳에 용역을 맡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도 "용역사업의 구체 내용은 질병청과 계약 내용에 따르게 돼 있다"며 말을 아꼈다.
IoT 기술, 정확성·실시간 전달이 핵심
통합관제센터의 구체 운영방식은 베일에 싸여있지만, IoT 기술을 활용한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구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스스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칩세트를 백신 보관함과 트럭 등에 부착한 뒤 칩세트가 획득한 정보를 관제센터로 보내는 것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중요한 건 안정적인 운용 능력이다. IoT 장비는 온도·습도, 충격과 현재의 위치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는데, 이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관제센터 서버로 송신되도록 지연 시간을 줄이고 측정값 손실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온도에 민감한 신선식품 물류 추적 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한 IT 기업 담당자는 "IoT 추적 기술은 기록의 정확성과 실시간 전달이 기본인 시스템"이라며 "관제센터에서 정전, 배터리 소진, 온도 변화 등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상황을 섬세하게 설정하고 이상 감지시 즉각 알람, 데이터 수집시 연결 보안 등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등도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예상치 못한 교통 상황에 대비하고 운송에 필요한 차량 수, 이동 경로 등 운송 계획을 정교하게 세울 필요가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배송 운행 이력 등을 학습한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해 그날 가장 좋은 배송 루트와 경제성이 높은 유통 스케줄을 뽑아준다"고 말했다.
냉동·냉장 물류센터 구축·운영을 담당한 국내 물류업체 지트리비앤티와 동원아이팜은 백신 보관설비 구축의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동원아이팜은 500평, 지트리비앤티는 400평 규모 창고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두 협력사는 백신별 입·출고 및 재고 관리, 지역·접종기관별 백신 공급 현황 등 관리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두 협력사가 가진 창고와 유통차량, 특수용기 중 활용 가능한 것은 하고 추가로 보관창고 생산을 맡긴 상태"라며 "아직 추가 설비가 구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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