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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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음악의 아버지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는 물에 사는 요정 이야기다. 요정 루살카가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루살카는 자기 사랑을 전해달라며 아리아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 (Song to the moon)’를 부른다. “달님이시여, 내 님이 어디 있는지 말해 주소서.” 결론은 비극이다. 사랑 찾아 인간이 되지만 배신당한다. 루살카는 왕자를 죽이고 호수로 돌아와 저주받은 정령이 된다. 친문 여검사가 이 노래를 ‘문재인 찬가’라고 소개한 적 있는데 줄거리를 알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청와대 비서관이 된 전직 의원은 베토벤의 월광(月光)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이렇게 읊조린다. “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달빛의 은은함, 문 대통령 성정을 닮았습니다.” 헌정곡이라면 선곡 미스다. 작곡 당시 베토벤 상황은 무척 우울했다. 청각장애가 시작됐고 연애도 난항이었다. 베토벤 불행이 월광소나타 곳곳에 서려 있다. 그래서 공포영화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인다. 월광 이름도 후대에 붙은 것이다.
▶대통령의 영문 성(Moon) 때문에 달은 대통령을 뜻하는 은어가 됐다. 지지자들은 ‘달빛 기사단’을 자처하고 지하철역에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란 생일 축하 광고를 내건다. 추미애 장관은 자신을 ‘별님’으로 불러달라 했다. 야당은 대통령을 비판하며 ‘달이 숨어버렸다’ 는 표현을 썼다. 한 평론가는 “북에는 인민의 태양, 남에는 국민의 달님이 계신다”고 비꼬았다.
▶야당 당협위원장이 추석 현수막에 ‘달님은~영창으로~’라고 썼다가 논란이 됐다. 모차르트 자장가 가사지만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겠다는 뜻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가수 김현철의 ‘달의 몰락’은 야당 집회 단골곡이었다. ‘달이 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라는 대목에서 시위대 수만 명이 ‘문재인 OUT’ 깃발을 흔들며 환호한다. 정작 문 대통령 본인은 ‘달님’보다는 ‘이니’가 별명으로 좋다고 했다. “달님은 듣기에 쑥스럽다”는 것이다.
▶KBS가 최근 문 대통령 생일 날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를 방송했다. ‘열린음악회’에서 최근 5년간 이 노래가 2번 연주됐는데 모두 대통령 생일 무렵이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을 향한 KBS의 아부와 찬양”이란 말이 나왔다. KBS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고 했다. 순전히 우연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 그럼 KBS는 최근 ‘달의 몰락’은 몇 번 틀었는지 한번 공개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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