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통신, 미디어·AI 신사업" 리더십.. 실적으로 결실

신은진 기자 2021. 2. 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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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영업이익 급증 비결은

지난해 국내 통신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 속에서도 인상적인 실적 개선을 달성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재택근무, 원격수업 확산으로 인터넷TV 같은 미디어 콘텐츠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었다. 한편으로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전략과 리더십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통신 3사를 이끌고 있는 SK텔레콤 박정호(왼쪽부터) 대표·KT 구현모 대표·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는 각 기업 내에서 대표적인 혁신통, 전략통, 영업통으로 불리며, 각자 개성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 지난해 국내 통신 3사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이들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영업이익 20~30%씩 증가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보다 각각 5%, 21.8% 늘어났다.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미디어·보안·커머스 영역의 성과가 특히 돋보였다. 이 분야 영업이익(3262억원)이 전체 영업이익의 24%를 차지했다. 14%에 불과했던 1년 전과 비교해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선전했다. 인터넷TV 가입자 증가, 티브로드 합병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7.2% 늘어난 3조71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2309억원) 성장 폭은 59.2%에 달했다. 11번가 같은 커머스사업과 보안사업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13조4176억원의 매출과 88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8.4%, 영업이익은 29.1% 증가한 수치다. 인터넷TV와 초고속 인터넷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부문 수익이 크게 늘었다. 인터넷TV 매출은 전년 대비 10.9% 증가한 1조1452억원을 기록했다. 어린이 전용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가입자 증가로 이어졌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 역시 경쟁력 있는 요금제 출시로 가입자가 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오는 9일 실적을 발표하는 KT도 다른 통신사보다 다소 낮지만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해야 산다”…3인3색 리더십

최근 이동통신 3사는 미디어·AI·빅데이터 등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신사업 비중을 높여왔다. 올해엔 이런 변화가 각자 전사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는 CEO 3인은 한목소리로 “탈통신”을 외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성 면에선 차별화된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SK하이닉스 부회장까지 겸임하게 된 박정호(58) SK텔레콤 대표는 성과 있는 사업의 과감한 분할과 합병으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우선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T맵’을 기반으로 ‘티맵모빌리티’를 새로 설립해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보안사업 자회사인 ADT캡스와 SK인포섹을 합병해 융합보안 전문 기업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국내 유일한 앱 마켓 ‘원스토어’도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취임 300일을 맞은 구현모(57) KT 대표는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를 핵심으로 한 비통신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구 대표는 최근 콘텐츠 전문 기업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해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모아 투자·기획·제작·유통까지 아우르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1200만 가입자(인터넷TV·케이블) 기반의 그룹 미디어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LG유플러스 내부 출신으로 처음 CEO에 취임한 황현식(59) 대표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신규 사업 추진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스마트헬스·보안·교육·광고·데이터사업 등의 사업 조직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거쳐 ‘현장의 달인'으로 통하는 황 대표는 ‘뼛속까지 고객 중심’, ‘찐팬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신년 초부터 경쟁사들보다 가격을 대폭 낮춘 공격적인 요금제를 내놓아 업계 주목을 받았다. 고객들이 통신사를 선택할 때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요금제를 타깃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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