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카드, 무섭게 크는 '터치리스'
마트에서 자신의 손바닥을 찍어 돈을 지불하고, 얼굴 인식만으로 지하철을 타는 기술이 등장했다.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손을 대지 않고 사람 신체만으로 결제를 하는 ‘터치리스(touchless·만지지 않는)’ 결제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 몸을 활용한 생체 인증 기술은 비밀번호를 이용한 간편 결제와 달리 해킹·도용 위험이 없고, 스마트폰·신용카드처럼 분실 위험도 없다는 점 때문에 최근 국내외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스마트폰·지갑 없어도 된다... 내 몸이 지갑
미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시애틀에 있는 무인(無人) 수퍼마켓인 ‘아마존 고’에 손바닥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이 딥러닝(심층학습)으로 분석한 손바닥 정보를 신용카드 정보와 함께 저장해두면 매장에 비치된 손 인식 단말기 ‘아마존원’에 손바닥을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된다. 손을 기기에 직접 대지 않고 거리를 둔 상태로 사용한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술 개발을 마쳤고, 실제 매장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존의 손바닥 인식 기술은 0.3초 만에 신원을 확인해 결제를 끝낸다. 기존 신용카드·모바일 결제가 평균 3~4초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계산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손바닥을 단말기에 스치듯 올려도 계산이 되는 것이다. 아마존 계정이 없어도 신용카드와 전화번호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고, 손바닥 정보 등록에 1분도 걸리지 않는다. 아마존은 “쌍둥이라도 손 형태가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고객의 손을 100% 구분해 인식할 수 있다”며 “손을 다치거나 상해도 인식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신체를 활용한 터치리스 결제 도입이 늘고 있다. 결제업체 티머니는 지난달 말 서울 우이-신설 경전철 13개 역사에 안면인식 결제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개찰구에 고성능 카메라·센서를 설치해 1~2초가량 앞에 서 있으면 얼굴이 인식돼 미리 저장해둔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식이다. 교통 카드를 꺼내지 않고 개찰구 앞에 서 있으면 지불이 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도 얼굴 인식이 된다.
롯데카드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160여 매장에 손 정맥을 분석해 결제하는 ‘핸드페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전에 고객이 손바닥의 정맥 정보를 등록하면 실물 카드나 스마트폰 없이 손바닥 정맥 인증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월부터 한양대 교내식당·편의점 등에서 얼굴 인식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람 목소리도 결제 수단이 된다. 구글은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결제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스피커와 대화하듯 물건을 주문한 뒤 “카드 3개월 할부로 결제해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생체인식 기술이 불완전해서 얼굴 인식으로 신원을 확인한 뒤 최종 결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식이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식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얼굴·손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 사라지는 ‘캐시리스’ 가속화하나
IT업계에서는 사람 신체를 활용한 결제 기술 도입이 최근 벌어지는 캐시리스(cashless·현금을 쓰지 않음) 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전 세계가 현금 사용을 극도로 줄이는 ‘현금 없는 사회’로 바뀌면서 얼굴 인식 결제와 같은 비(非)접촉식 기술이 대체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를 계기로 화폐 발행 비용 부담을 줄이고, 위조 방지와 거래 투명화한다는 이유로 터치리스 결제 비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영업 지점을 줄이고 있고, 일본에선 동전을 넣어 이용하는 유료 주차장과 ATM 등이 감소 추세다.
터치리스 결제에 대한 기업 투자도 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캐나다 핀테크 스타트업 모비웨이브를 1억달러(약 1100억원)에 인수해 비접촉식 결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비접촉 결제 시장은 지난해 83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358억달러(약 4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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