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베이조스, 마지막 당부도 "계속 발명하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57)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를 두고 베이조스가 앞으로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 운영이나 자선 사업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장기적 비전 수립 등 핵심적 역할을 여전히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새로 아마존의 CEO를 맡게 될 앤디 재시는 1997년부터 아마존에서 일하며 베이조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인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7년 전 차고에서 사업 시작
온라인 쇼핑 절대강자로 키워 작년 4분기 매출 1255억 달러
자신도 154건 특허 가진 발명가..후임엔 AWS 이끈 앤디 재시
그는 회사의 분기 실적을 발표한 2일(현지 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 3분기(7∼9월)에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새 CEO에는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53)가 임명됐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아마존은 그동안 창업자가 CEO인 몇 안 되는 빅테크 기업 중 하나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은 모두 창업자 대신 새 CEO가 경영을 맡고 있다.
베이조스는 이날 서한에서 “이 여정은 27년 전, 회사 이름도 없이 오직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면서 “당시 내가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은 ‘인터넷이 뭐니?’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는 130만 명의 직원을 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는 바로 우리의 성공이 발명(invention)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정말 미친 일들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놀라운 발명이 있으면 몇 년 뒤엔 그 새로운 게 ‘정상’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신기함을 잊고) 하품을 한다”며 “그 하품이야말로 발명가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154건의 단독 및 공동 명의 특허를 갖고 있을 정도로 발명에 조예가 깊다. 결국 창의적인 혁신이야말로 아마존이라는 거대 기업을 앞으로 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편지 마지막에도 “계속 발명해라. 처음 아이디어가 미친 것처럼 보여도 절망하지 마라. 당신의 호기심을 나침반 삼아서 나가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부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자신의 집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베이조스는 처음에는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했다가 점차 거의 모든 제품으로 배송 영역을 확대했다. 온라인 쇼핑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한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온라인 결제 등 신사업에 진출하고 홀푸드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점포도 확장했다. 특히 지난해 팬데믹 국면에서는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늘었다. 이날 발표된 아마존의 작년 4분기(10∼12월) 매출은 1255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4% 급증했고, 순이익도 72억 달러로 같은 기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17세에 자신을 임신한 어머니와 쿠바 출신 양아버지 밑에서 어렵게 자란 그가 사업 수완을 발휘해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까지 올랐다는 점에서 이날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은 영예로운 퇴장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약 200조 원의 순자산으로 2017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부자였던 그는 올해 초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이 회사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새로 아마존의 CEO를 맡게 될 앤디 재시는 1997년부터 아마존에서 일하며 베이조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인물이다. 하버드대 출신인 그는 2003년부터 AWS를 이끌며 아마존 클라우드 호스팅 서비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베이조스는 재시에 대해 “그는 우리 회사에서 나와 거의 비슷한 기간을 일해 왔고 매우 뛰어난 리더”라며 “나의 완전한 신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김민 기자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탄핵하자고 설치는데 사표 받으면…” 김명수 녹취록 공개 [전문+음성파일]
- ‘임성근 사표 거부’ 김명수 대법원장 고발당했다
- 3기 신도시 포함 210만채 한꺼번에 쏟아진다
- 거리두는 설… 444년 지킨 전통도 잠시 멈춥니다
- 환생 - 네 번째 이야기
- 반드시 선거 이겨야 한다면서 토론회는?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사물함에 가둔 뒤 웃더라”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자 母 엄벌 호소
- ‘낙동강변 살인사건’ 31년만에 재심서 무죄 판결
- 文대통령, 바이든과 통화…“한미동맹 업그레이드 약속”
- 제2의 삶 시작한 송창식의 스프링캠프[강홍구 기자의 와인드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