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I 접목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해 '포스트 코로나' 대비"
코로나 끝나도 100% 대면강의 불가
'Y-EdNet' 통해 온-오프라인 병행 땐 교수는 강의준비시간 줄여 연구 집중
학생은 해부학 등 VR로 구현 가능
―온라인 교육 플랫폼 ‘와이에드넷(Y-EdNet)’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들었다. 어떤 개념인가.
“연세대의 모든 강의를 올리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그게 만들어지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강의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100% 대면 강의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공유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수업 하나를 5개로 분반한다면 예전엔 교수 5명이 각자 수업시간에 맞춰 강의실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앞으론 교수 5명이 자신 있는 부분을 맡아 나눠서 녹화해 공유하면 학생들은 집에서 이를 볼 수 있다. 과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장한 강의는 3년 정도 쓸 수 있다. 교수들은 강의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 연구력이 향상된다.”
―올해 와이에드넷을 도입하려는 이유가 뭔가.
“현재 전 세계 대학에서는 ‘교육매체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에드엑스(EdX)’, 스탠퍼드대가 ‘코세라(Coursera)’ 등 무크(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의) 시스템을 만드는 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이유를 잘 봐야 한다. 중세 대학이 번성한 건 모든 지식이 대학교수 머리 안에 있어서였다. 하지만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지식이 책으로 인쇄됐는데 여기에 대비하지 못한 대학은 몰락했다. 지금 학생들이 대학에 모여 교수에게서 지식을 배우는 시대가 끝나고 있다. 2021년을 연세대 교육매체 혁명의 원년으로 삼겠다.”
―와이에드넷을 도입하면 강의가 어떻게 바뀌나.
“온라인 강의에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 대면 강의에서 불가능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나 해부학 등은 VR로 구현하면 혼자서 몇 번이고 복습할 수 있다. 증권투자론에 AI를 적용하면 한 학기 만에 수십 년에 달하는 주식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다른 대학과도 강의를 공유하나.
“올해 1학기부터 서울과 지방에 있는 9개 대학과 와이에드넷 강의를 공유한다. 온라인 강의를 공유하고 자기 대학에서는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 식이다. 강의 공유 대학 수를 올해 외국 대학 포함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일반 대중에게도 와이에드넷을 열겠다. 굳이 대학에 오지 않아도 일주일 정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온라인 강의가 늘어나면 대학의 역할이 바뀔지 궁금하다.
“온라인 강의가 늘더라도 교수와 학생이 만나 실험하고 토론하는 것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는다. 온라인 강의 비율이 늘면 기존 강의실 공간이 남는다. 이 공간을 연구, 창업 등의 용도로 사용하겠다.”
―국내 대학 최초로 학부 단독의 ‘AI대학’을 설립한다고 들었다.
“공식 명칭은 ‘인공지능융합대학’으로 정했다. 2022학년도 신입생을 올해 말에 선발할 예정이다. 이공계열이나 인문사회계열 모두 AI를 마치 ‘이중언어’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 AI 핵심 알고리즘 개발부터 AI 발전 이후 인간성의 변화 연구까지 하는 AI 전문 인력을 양성할 것이다.”
―산학연 복합 단지인 연세사이언스파크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시와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2026년까지 송도 세브란스병원을 세우고, 산학연 기반시설이 집중된 연세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해 앞으로 국책사업을 수행하고 민간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연세대가 주최하는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이 4, 5일 열린다. 논의 주제는….
“이번 포럼은 ‘평화, 번영, 협력, 안보를 뛰어넘어’를 주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사회의 변화와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유엔난민기구 특사인 앤젤리나 졸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코로나19로 소외된 전 세계 난민과 아동 등 취약계층을 위한 대담을 진행한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제프리 색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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