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vs 국민의힘, 2단계 경선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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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3일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제안했던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1차 단일화 방안(제3지대 경선)을 전격 수용했다.
국민의힘은 당 후보를 선출한 뒤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이기는 후보와 2차 단일화 경선에 응한다는 방침이다.
안 대표는 최근 '입당 없이 국민의힘 경선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선 긋기에 가로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금 전 의원 역시 안 대표의 출마로 제3지대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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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경선 돌파구 찾고 琴 존재감 각인.. 4일 국회서 단일화 논의 첫 회동
나경원-오세훈 '환영'.. 전략 재정비
○ 安 “제3지대 A조-국민의힘 B조로 단일화”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 심판에 동의하는 모든 범야권 후보들이 모여 1차 단일화를 이루자”며 “저희가 범야권 후보 단일화 예비경선 A조라면, 국민의힘은 B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의 조건으로 네거티브 없는 경선, 승자에 대한 패자의 공개 지지 등을 내걸었다.
금 전 의원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안 대표의 결단을 환영한다. 말씀하신 조건들은 흔쾌히 받아들이겠다”며 “설 연휴 전에 서울시민 앞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는 기회를 갖자”고 했다. 두 사람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경선 방식을 논의할 실무협상팀 구성과 토론 일정 등을 조율할 방침이다. 또 다른 야권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던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진영을 위한 ‘지대’ 단일화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 진영의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썼다. 조 의원이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노선엔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은 ‘안철수-금태섭’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간 제3지대 경선이 성사되면서 2012년 대선에 도전했던 안 대표의 ‘진심캠프’ 인사들이 둘로 쪼개져 한판 승부를 벌이는 형국이 됐다. 금 전 의원은 당시 캠프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대선 후보였던 안 대표의 핵심 참모로 호흡을 맞췄다.
○ 나경원·오세훈 “예상된 수순…성공의 서막”
국민의힘도 이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등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만나 ‘2단계 경선’ 방안을 사실상 추인했다. 정 위원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진행 중인 후보 선출 과정을 완료한 후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에서 선출된 후보와의 최종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낸다는 데 완벽한 의견 일치를 봤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5일 본경선에 오를 후보 4명을 발표한 뒤 일대일 토론 등을 거쳐 다음 달 4일 당 서울시장 후보 1인을 최종 선출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2단계 경선’을 환영하면서 당내, 당외 두 차례 빅매치가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각자 전략 재정비에 들어갔다. 나경원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야권 단일화 성공의 서막이 보이는 듯하다”면서 “단일화 자체가 정치적 축제가 돼야 한다”고 썼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기자들을 만나 “원래 예상했던 형태의 단일화”라며 “한 명의 주자로서 열심히 뛸 뿐”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한민국에 현존하는 최고 인지도의 정치인이 바로 나경원과 오세훈”이라며 “1차 경선의 시너지를 몰아 2차 경선도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는 2단계 경선이 야권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최근 ‘입당 없이 국민의힘 경선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선 긋기에 가로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금 전 의원 역시 안 대표의 출마로 제3지대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상황이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복잡했던 야권 단일화 논의가 이제 명확한 구도로 갈래가 쳐져 국민 관심도를 높이게 됐다”면서 “제3지대 후보들도 여론몰이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와 맞설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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