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한미훈련, 도발 아닌 방어 훈련".. 이인영 연기 주장에 반박
"대북제재 성과 평가할 시점 됐다".. 이인영, 추가제재 반대 뜻 밝혀
정의용 "종전선언 논의할 것".. 바이든 폐기 시사 대북정책 고수
○ “한미 훈련 연기” 이인영에 美 반박
2일(현지 시간) 존 서플 국방부 대변인은 이 장관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연합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본보의 입장 질의에 “군사적 준비태세는 국방부의 최우선 순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은 한반도와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훈련은 연합 동맹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훈련들은 도발적이지 않고 완전히 방어적이며 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도록 동맹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그는 “연합훈련의 규모와 범위, 타이밍에 대한 결정은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한미) 양측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라면 군사훈련을 연기 혹은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이미 시작하지 않았느냐”며 “이 장관 같은 인사들이 훈련 연기 주장을 내놓은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3일에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군사훈련 문제가 한반도에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우리도, 북한도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연한 대처’를 강조해 재차 연기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이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힌 추가 대북 제재 구상에 대해 “추가 제재를 이야기하려면 그동안의 제재가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가, 이런 점도 한 번쯤 평가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 이 장관은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란 취지의 발언도 했다.
미 국방부는 한국 국방부가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일본을 기존의 ‘동반자’에서 ‘이웃나라’로 격하해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서플 대변인은 “한미일 삼각 협력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의 위협에 대응해 역내 평화와 번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공유된 관점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공유된 위협에 맞서기 위한 협력 확대의 모든 기회를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 정의용은 美 회의적인 “종전선언 논의”
정 후보자는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보낸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의 일부로서 종전선언 논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재점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입구로 삼을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과 달리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자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전략”을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북 정책 폐기를 시사한 상황이다. 정 후보자는 “4·27 판문점선언, 9·19 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서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이보다 더 확실한 근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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