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찾아 비행하는 꿀벌, 초미세먼지 짙어지면 '경로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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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과 자동차 매연 등으로 최근 몇년 사이 짙어진 초미세먼지가 꿀벌의 비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황사 발생 전과 후의 꿀벌 비행시간 비교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꿀벌이 꿀을 얻으려 꽃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2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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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가 건강은 물론 운전이나 항공 운항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곤충 생태계까지 직접적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는 처음이다.
주요 식량 자원의 생식에 매개(가루받이) 역할을 맡고있는 꿀벌과 야생벌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개체가 급격히 줄고있는데 대한 원인 규명에 단서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황사 발생 전과 후의 꿀벌 비행시간 비교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꿀벌이 꿀을 얻으려 꽃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2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 식물원에서 무선주파수 식별장치를 단 꿀벌 400마리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황사 발생 이전 초미세먼지 농도가 48㎍/㎥이었을 경우 꿀벌이 꽃을 찾아 꿀과 꽃가루를 딴 뒤 벌통에 되돌아오기까지의 평균 비행시간은 45분이었다. 그러나 농도가 49㎍/㎥로 1㎍/㎥ 높아지자 평균 비행시간은 77분으로 71% 늘어났다.
미세먼지인 황사가 심하게 발생한 시간대에는 아예 날지 못했다. 연구를 수행한 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박찬열 연구관은 “꿀벌은 감각기관이 태양을 나침반 삼아 편광으로 방향을 잡아 비행을 하는데 초미세먼지로 편광도 흐릿해지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초미세먼지보다 입자가 큰 황사가 몰려왔을때 꿀벌이 길 찾기 능력을 일시적으로 잃었다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비행한 영향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관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봄철에 꿀벌의 생태적응 능력을 떨어뜨려 폐사율을 높이고 정상적인 채밀 활동에 악영향을 주어, 벌꿀 생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빚어지고있는 벌꿀의 급격한 개체수 감소현상은 주로 살충제 사용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로만 알려져왔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정수종 교수는 “대기오염로 인해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가 장기적, 체계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과학원은 이번 연구에 이어 전국에 설치된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20개소 60개 지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미세먼지가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생태와 진화(Ecology and Evolution)’ 최신호에 실렸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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