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우리금융회장 직무정지, 신한은행장 문책경고

금감원, 부실판매 책임물어.. 제재심 거쳐 금융위서 최종 확정

금융감독원이 1조6000억원 규모의 원금 상환이 중단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지주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중징계를 통보했다. 라임펀드 관련 현직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에 대한 첫 중징계 통보다.

3일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정지 상당',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각각 통보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를 통보했다.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는 라임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19곳 가운데 우리은행의 판매 규모가 3577억원으로 가장 컸기 때문이다. 직무정지를 통보하면서 ‘상당'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손 회장의 우리은행장 재직 중 라임펀드 판매에 대한 문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징계가 확정돼도 회장 직무가 정지되지는 않지만, 4년간 금융권 취업이 금지된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통보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이르면 오는 25일쯤 금감원 제재심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에 대한 문책경고는 2019년 초 은행을 통해 라임펀드 판매가 이뤄진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다. 문책경고의 경우는 금융권 취업 제한 기간이 3년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의 라임펀드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를 각각 2769억원, 3248억원 판매했다.

손태승 회장 등은 최종 제재 결정이 내려진 뒤 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작년 3월에도 독일국채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로 문책경고를 받은 뒤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와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직무정지를,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문책경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