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삼키고 잘 말하고… ‘건강한 혀’가 노쇠 늦춘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1. 2. 3. 23: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본서 인기 끄는 구강 체조법
잘 삼키고 잘 말하게 하는 구강 체조 / 그래픽=김하경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는 노쇠한 사람이 늘면서 음식을 잘 씹거나 삼키지 못하는 어르신이 많다. 이들은 말도 느리고 발음도 부정확하다. 이런 상태를 일본에서는 ‘구강 노쇠증’이라는 새로운 질병명으로 만들어 부른다. 이에 일본치과의사회(우리나라 치과의사협회에 해당)는 나이 들어서도 잘 씹고 잘 삼키고 잘 말하기 위한 구강 체조를 개발하여 일반에게 보급하고 있다. 혀 스트레칭, 뺨 운동, 껌 씹기, 발음 훈련 등 다양한 구강 체조가 건강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어르신 건강 교육 행사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혀 운동해야 활기찬 사회 활동

구강 기능이 떨어지면 남들과 식사나 대화하는 게 힘들어 점점 외출과 약속 건수가 준다. 나중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된다. 사람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얘기하는 게 세상사인지라, ‘입 건강’이 활발한 사회생활의 핵심 요건이다. 그러기에 일본치과의사회에서는 구강 기능을 평가할 때 얼마나 자주 외출하는지를 살핀다.

구강 건강 중심에는 혀가 있다. 이제까지 혀 운동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 일본치과의사회는 혀의 근력과 기민함을 향상시켜야 침이 잘 나오고, 혀도 부드럽게 움직여 음식을 삼키고 말하기 쉽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혀 운동으로 혀를 입안에서 뺨 쪽으로 세게 밀기가 꼽힌다<그래픽 참조>. 혀를 밀고 그 부위를 손가락으로 뺨 밖에서 같이 밀면, 혀와 손가락이 서로 맞서 힘주기가 이뤄져 혀 근육이 단련된다.

발음 훈련은 혀와 구강 전체의 원활함을 돕는다. 파, 타, 카, 라 등 4개 음절은 혀와 입술 구조가 각기 다른 발음으로, 이를 통해 다양한 구강 움직임을 쓸 수 있다. 파는 입술을 튕기듯 하고, 타는 혀가 윗니에 붙고, 카는 혀 뒤가 위로 붙고, 라는 혀가 동그랗게 말린다.

혀를 입술 밖으로 최대한 쭉 빼서 위, 아래, 옆으로 돌리는 운동도 근력과 기민함을 높인다. 혀를 시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연습이 권장된다. 입에 물 한 모금을 물고 뺨을 불렸다 오므렸다 하고, 물을 입안에서 이리저리 돌리면서 ‘우적우적’ 하는 운동도 권장된다. 물이 없다면 공기만으로 해도 된다. 물을 입에 머금고 하늘 보고 입을 벌려서 ‘아르르~’ 가글하는 것도 좋다.

◇삼키고 씹는 훈련이 노쇠 방지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도 모범 정석이 있다. 한입에 30번 이상 씹어야 하고, 너무 많은 음식을 입에 넣지 말아야 한다. 치아 저작 기능을 유지하려면 식감을 느낄 수 있게 식재료를 가능한 다소 크게 썰고, 졸깃졸깃한 것이 좋다. 국물 음식도 약간 되직하게 만든다. TV와 스마트폰을 보면서 먹지 않고 식사에 집중해야 한다.

삼킴과 관련된 근육 기능을 높이려면 우선 10초간 입을 최대한 벌리는 스트레칭이 권장된다. 이때 ‘아~’ 소리를 나직이 낸다. 10초간 휴식하고 이번에는 양쪽 어금니를 물고, ‘응~” 소리를 내며 10초간 악문다. 이를 반복해 훈련하면 좋다. 입 벌리기는 일상생활서 하지 않는 동작이기에, 입술 운동 폭을 넓혀준다.

혀를 조금만 내밀고 입을 다문 채, 침을 삼키는 훈련을 하면, 국물 음식 먹다가 사래가 안 걸린다. 기관지와 식도 사이를 오가는 구개가 제대로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 좋아진다. 이마를 아래로 숙이고 이를 손바닥으로 맞서서 서로 힘주기를 하면, 목과 후두·인두 주변 근육이 강화된다.

정자세로 앉아 5분간 껌 씹기도 삼키고 씹는 기능과 관련된 여러 근육을 훈련시킨다. 처음 2분간은 리듬을 정해서 씹고 3분간은 자유롭게 씹는다. 껌은 좌우 양쪽으로 골고루 돌려 씹어야 한다. 구강 노쇠 검사와 치료를 국내 처음 도입한 선경훈 선치과 원장은 “풍치나 치주 질환으로 치아를 잃어서 치아 개수가 줄면 잘 씹지 못해 구강 노쇠가 급격히 온다”며 “아무리 양치질을 깨끗이 해도 굳어진 치석은 제거되지 않기에 평소 구강 체조를 열심히 하면서 단골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치아 관리를 받는 게 구강 노쇠를 막는 길”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