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드라기 전ECB총재, 대통령의 정부구성 권유 수락

김재영 2021. 2. 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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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로존 통합중앙은행 총재가 3일 대통령의 정부구성 시도 권유를 수락하고 정당 신임 획득과 세력 규합에 나섰다.

정치인이 아닌 재무장관 경력의 테크노크라트 출신인 드라기(73) 전총재는 역시 법학자 출신의 테크노크라트인 현 주세페 콘테 총리 뒤를 이어 이탈리아를 이끌 기회를 갖게 됐다.

드라기 전총재는 코로나 19의 보건위기와 경제난으로 이탈리아가 몹시 어려운 시기에 있지만 드문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국민과 정당들에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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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AP/뉴시스] 마리오 드라기 전 ECB총재가 3일 대통령의 정부구성 시도권유를 수락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로존 통합중앙은행 총재가 3일 대통령의 정부구성 시도 권유를 수락하고 정당 신임 획득과 세력 규합에 나섰다.

정치인이 아닌 재무장관 경력의 테크노크라트 출신인 드라기(73) 전총재는 역시 법학자 출신의 테크노크라트인 현 주세페 콘테 총리 뒤를 이어 이탈리아를 이끌 기회를 갖게 됐다.

드라기 전총재는 코로나 19의 보건위기와 경제난으로 이탈리아가 몹시 어려운 시기에 있지만 드문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국민과 정당들에 지지를 호소했다.

코로나 19 충격으로 2020년 마이너스 8.8%의 심한 역성장을 한 이탈리아는 최상위 선진국 그룹 G7 국가지만 최근 1인당 국민소득이 마이너스 1% 역성장에 그친 한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말 서유럽 코로나 19 확산의 기폭제 노릇을 했던 이탈리아는 하반기 하향안정 추세를 보이다가 10월 말부터 시작된 유럽의 2차 물결을 피하지 못하고 총사망자가 8만9000명으로 유럽서 영국 다음으로 많다.

경제 충격은 유럽에서 가장 심해 유럽연합 27개국이 공동 보증으로 마련한 7500억 유로(1000조원)의 경제회복 기금 중 이탈리아가 2000억 유로를 받게 됐다. 드라기가 정부 구성을 권유받은 연유이기도 한 이 기금할당액을 드라기는 이날 '드문 기회의 자원'이라고 표현했다.

드라기는 2011년 말 유로 단일통화권 19개국의 통합중앙은행 ECB(유럽중앙은행)을 맡아 금융위기 회복에서 인상적인 업적을 거두며 8년 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에게 물려주고 퇴임했었다.

드라기는 총재 시절 유로존의 미약한 회복세를 부양하기 위해 일반은행에의 제로 대출금리 및 일반은행의 중앙은 예치금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 등 최저 기준금리 그리고 막대한 정부 및 기업 채권매입책을 도입했다. 이들은 지금도 인구 3억5000만 명의 유로존 금융정책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콘테 총리는 코미디언의 탈기득권 활동에서 출발한 오성운동 당과 중도좌파 민주당 등의 연합세력 정부를 이끌어오다 소수파 파트너 당이 지지를 철회해 과반수가 무너져 1월26일 사퇴하고 현재 과도정부를 관리하고 있다.

G7에 속하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리스, 스페인과 함께 국가 재정 부족으로 구제금융 신청 직전까지 갔던 이탈리아는 2013년부터 중도좌파 민주당이 이끌었다.

2018년 총선에서 10년 가까이 정계 주변에 머물던 오성운동 당과 극우 성향의 동맹당(리그)이 의외의 성적을 거둔 뒤 연합정부를 구성하기로 하고 콘테를 초빙해 총리로 앉혔다. 동맹당의 이민 적극 저지로 이 연정은 해체되었으나 오성운동당이 민주당과 연합해 과반수를 만든 뒤 콘테 총리를 총리로 계속 앞세웠다.

이번에 콘테의 두 번째 연정을 무너뜨린 당은 민주당에서 이탈한 마테오 리치 전총리의 비바이탈리아당이다.

드라기 전총재에 대해 오성당, 민주당, 동맹당 가운데 적극 지지를 표시하는 당은 아직 없다. 그렇다고 성향이 아주 다른 당끼리도 연합하는 이탈리아 정당 움직임을 감안하면 드라기에게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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