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처럼".. '한국 대표문화재' 반가사유상, 전용공간 가진다

강구열 2021. 2. 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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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이전을 앞둔 2004년,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복궁 시대'를 '반가사유상 특별전'으로 마무리했다.

교대로 전시되었던 국보 78호, 83호 반가사유상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인 전시회였다.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에서 빌려 온 것을 포함해 210여 점의 걸출한 불교조각을 모은 이 전시회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건 2004년 이후 다시 한 곳에 자리 잡은 두 반가사유상이었다.

"외국 전시를 계획할 때 상대 박물관도 반가사유상의 전시가 가능한 지를 먼저 묻는다"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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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신년 간담회서 밝혀
"잘 모르고 관심도 낮은" 기증관 개편 계획도 구상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관장이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박물관의 사업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용산 이전을 앞둔 2004년,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복궁 시대’를 ‘반가사유상 특별전’으로 마무리했다. 교대로 전시되었던 국보 78호, 83호 반가사유상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인 전시회였다. 박물관 역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자리를 두 불상으로 채운 것이다. 

2015년 박물관의 ‘고대불교조각대전’. 일본, 중국, 인도 등 7개국에서 빌려 온 것을 포함해 210여 점의 걸출한 불교조각을 모은 이 전시회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건 2004년 이후 다시 한 곳에 자리 잡은 두 반가사유상이었다. 

78호, 83호 반가사유상에 대한 박물관의 각별한 자부심, 여기에 부응하는 관람객들의 애정이 어떤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박물관 민병찬 관장이 지난해 11월 부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물관의 대표브랜드이자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재로서 두 불상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전용 전시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관람객의 인지도,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증관의 개편 방침도 강조했다. 또 국립박물관의 숙원 사업인 ‘문화유산 과학센터’ 착공, 어린이박물관 확장, 13개 지방 국립박물관 지원 확대 등의 구상을 제시했다. 

두 반가사유상이 최고의 예술적 성취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일찍부터 한국의 미를 대표하는 문화재로도 소개돼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외국 전시를 계획할 때 상대 박물관도 반가사유상의 전시가 가능한 지를 먼저 묻는다”고 할 정도다. 지금까지는 박물관 3층 불교조각실에서 1년 단위로 번갈아 전시되며 관람객들과 만났다. 두 불상을 함께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건 그래서다. 
2015년 열린 ‘고대불교조각대전’에서 나란히 전시된 국보 78호(왼쪽), 83호 반가사유상. 연합뉴스
민 관장은 “박물관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뚜렷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인지도와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고려해 대표 문화재로서 두 반가사유상의 위상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 전시실처럼 박물관을 찾는 누구라도 반드시 들러야 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용공간은 박물관 2층에 약 440㎡ 규모로 조성돼 11월 개관할 예정이다.

민 관장은 “기증관 관람을 계획하고 오는 사람은 1.6%(2018년 기준)에 불과하다. 잘 모르고 관심도 많지 않다는 뜻”이라며 기증관 개편 계획도 밝혔다. 박물관은 “기증의 의미와 감동이 없는 기증자별 유물의 단조로운 전시”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기증자의 삶과 기증 스토리를 강조하고, 기증문화를 환기하기 위한 ‘기증자의 전당’을 2022년까지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증관 개편의 방향은 ‘조명 등 전시환경 개선’, ‘기증자 중심 전시실에서 전시품에 따른 주제별 전시실로 전환’ 등으로 잡았다.

또 박물관은 “디지털 기술과 최신 보존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 문화유산 검증 시스템 구축”을 위해 올해 ‘문화유산 과학센터’를 착공한다. 센터가 완성되면 “문화재 관련 광범위한 데이터 축적을 통해 신뢰성 있는 분석”을 제공하고, 문화재의 진위 논란도 크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에 산재한 국·공립 박물관의 소장품 보존처리 지원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이밖에 현재 1일 23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어린이박물관을 2배 이상 확장해 수용 관람객을 최대 50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13개 지역 국립박물관의 활성화를 위해 250억원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를 박물관 콘텐츠와 융합하고 지역 주민의 삶에 스며들어, ‘우리 동네 박물관’으로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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