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 보선 승리 위해 '친문 vs 반문' 경쟁..공약·정책은 뒷전

정윤미 기자 2021. 2. 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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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나친 '친문 마케팅'.. 본선에서 중도·무당층 이탈 우려
野 반문·색깔론 "보수 결집엔 효과적..중도 확장성 부족"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여야 정치권이 4·7 서울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을 필승 카드로 꺼내 든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원조 친(親)문(재인)'을 내세워 친문 권리당원 끌어안기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반(反)문 연대' 결집을 위한 '정부·여당 공세'에만 집중하고 있어 정작 민생을 위한 정책·공약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친문 지지층 구애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은 이들의 표심이 경선의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후보는 친문 성향의 권리당원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선출된다. 이번 달 말로 예정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중요하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경선 승리를 위해 친문 권리당원 표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일반 국민보다 권리당원 투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입당한 권리당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 모두 친문 당심 확보가 절박하다. 86 운동권 세대인 우 예비후보는 친문 색채가 옅은 편이다. 박 예비후보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안희정 캠프에 합류해 등 당 일각에서는 박 예비후보를 '비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국민면접'에서 두 후보는 앞다퉈 '친문 적자'임을 내세웠다. 우 예비후보는 "세 분 대통령을 지키고 함께한 역사를 가장 잘 계승할 후보가 우상호"라고 강조했다. 박 예비후보 역시 "저는 세 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정치를 배웠다"고 맞섰다.

일각에선 경선 승리를 위한, 지나친 '친문 마케팅'이 본선에서 서울지역 중도·무당층 지지를 확보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면접에서도 '국민' 아닌 '친문 권리당원'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서울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 등 정부와 관련된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없었다는 것이다.

보수 야권은 일제히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한 이후 공세 수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뛰어든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까지 가세해 '이적행위' 주장에 힘을 실었다. 나 예비후보는 김 비대위원장 발언 이틀 뒤인 31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정권에 핵발전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적행위가 아니면 무엇이 이적행위인가"라고 했다.

오 예비후보는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원전 건설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 예비후보는 전날(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앞서 공개한 '북한 원전 추진방안' 문건 파일명 중 'v'(브이)자(字)가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야당 예비후보들이 상대 진영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에 매달리는 통에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 부동산 관련 공약만해도 안·오·나 예비후보 모두 구체적인 공급 목표 없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대치되는 '강남 재건축 찬성', '민간 공급 방식' 등을 제시하는데 그친다는 지적이다.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강도에 비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민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보수당의 색깔론, 네거티브만으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지지층 결집하는 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중도층까지 포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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