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홍남기 충돌한 당정청 회의에서 어떤 일이.."서로 말 끊고 목소리 높였다"
"두 개를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1일 오후 5시 40분쯤 국회 의원회관에 당·정·청 인사들이 모였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도 참석했습니다. '코로나 19 피해지원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김태년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가 피해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병행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기재부의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가 난색을 표했습니다. 최소 10조원 이상이 추가로 든다는 이유입니다. 당시 김상조 실장도 재정 여건과 방역 상황을 내세워 김 원내대표 입장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정부와 여당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목소리를 점점 높인걸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김 원내대표가 20여 분 만에 먼저 자리를 일어나면서 회의는 종료됐습니다. 한 참석자는 "당과 기획재정부 사이에 자주 있었던 실랑이지만 분위기가 달랐다"면서 "김 원내대표와 홍 부총리가 토론 과정에서 서로 말을 끊으며 목소리를 높일 정도였다"라고 전했습니다.
4차 재난지원금 문제를 놓고 당·정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1차 긴급 재난지원금 규모를 놓고 입장이 어긋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정부는 주로 재정 건전성을 내세워 선별 지원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보편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강화된 방역 조치로 인한 취약·피해 계층의 지원 대책 뿐 아니라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전 국민 지원도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두 사람의 언쟁은 그동안 쌓인 당정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이후에도 홍 부총리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3일 국회 본회의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 (페이스북 글은) 이 대표가 재난지원금과 추경 관련해서 말했는데 혹시 정부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 확정적인 걸로 전달될까 봐 재정 당국 입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습니다.그러나 이낙연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전 국민 지원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다시 내비쳤습니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민생의 고통 앞에 정부 여당이 겸허해져야 한다.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때가 됐다"라며 "재정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데 필요하면 재정을 쓰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낙연 대표의 국무총리 시절, 홍남기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습니다. 2019년 김동연 부총리 후임으로 당시 홍남기 실장을 추천한게 바로 이 대표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여권에선 그동안 관계가 좋았던 두 사람이 재난지원금 문제로 거리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인지 홍 부총리는 "이 대표 연설을 그 자리에서 들었는데, 공직 생활 하면서 가장 격조 있는 연설이었고 정책 콘텐츠가 탄탄한 대표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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