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매도 금지 재연장.. 코스피200·코스닥150 5월 재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부분적 재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오는 5월2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재연장한다. 단,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5월3일 재개되고 나머지 종목은 별도의 기한없이 금지 조치가 연장된다. 공매도와 관련한 제도 개선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과 제도가 무르익은 뒤 공매도를 재개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임시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우선 오는 3월15일까지 적용된 공매도 금지조치가 5월2일까지 재연장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해당 조치를 6개월 추가로 연장한 바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원칙대로 공매도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개인투자자와 정치권이 합세해 공세 수위를 높임에 따라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은 우선 공매도가 재개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들 종목은 국내·외 투자자에게 익숙하고,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 간 연계거래 등 활용도가 높다”며 “시총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해 공매도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재개 시점을 5월3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전산개발 및 시범운영 등의 과정에 두 달 정도가 걸린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자본시장법이 오는 4월6일 시행되는 부분도 감안됐다.

나머지 종목의 재개 방법과 시기는 재개 및 금지에 따른 효과와 시장 상황 등을 살핀 뒤 별도의 금융위 의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를 일부 재개한 것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와 구축한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시장참가자들이 편안하게 생각하는지 등을 두루 살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는 개인도 안정적으로 주식을 차입할 수 있도록 증권금융이 결제위험을 부담하는 개인 대주 제도를 확대 개편하는 등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키우기로 했다. 단, 공매도를 처음 접하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교육 및 모의투자가 의무화된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공매도 경험 등 수준에 따라 진입에 단계를 둬 차등적으로 허용한다. 2019년 기준 개인 공매도 참여자의 평균 차입잔액이 2300만원임을 감안해 초기 투자한도는 3000만원으로 설정됐다. 2년 내 공매도 횟수가 5회 이상이고 누적 차입규모가 5000만원 이상인 경우는 한도가 5000만원이고, 2년 이상 투자를 해왔거나 개인 전문투자자인 경우에 대해서는 차입한도를 두지 않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