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안 되자..우리은행, 라임 자산인수 시도했다
[앵커]
어제(2일)에 이어 라임 사태 관련 소식입니다.
전해드렸듯이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량은 1조 600억원으로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펀드 판매 수수료를 더 벌기 위해 이른바 '돌려막기'까지 시도하면서 펀드를 팔아온 겁니다.
또 우리은행은 나중에 문제가 커질까봐 라임의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사기획 창, 홍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펀드는 만기 때까지 돈이 묶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은행이 판매한 라임펀드는 모두 만기 1년 이상이었는데 우리은행만 6개월이었습니다.
[라임펀드 피해자/음성변조 : "원래 만기가 길면 안 들었죠. 6개월이면 괜찮네 (해서)."]
6개월 만기면 은행도 수수료 수입이 두 배 늘어 이득입니다.
다른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6개월짜리를 왜 안 팔았을까. 팔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워서, 겁나서 못 팔았다는 거예요.
라임이 투자한 부동산이나 채권같은 자산의 평균 자금회수기간은 1년 2개월이었습니다. 이 정도 지나야 수익을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데, 6개월 만기 상품과는 맞지가 않았습니다.
[○○증권 펀드매니저/음성변조 : "만기 미스매치(불일치)도 일종의 리스크거든요. 우리은행에서 기획한 6개월짜리 상품은 상당히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을 하고 있었어요."]
문제는 6개월 뒤에 환매, 즉 가입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데, 펀드 투자 수익으로는 돌려줄 돈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2월부터 팔았으니 첫 환매 시기는 8월이었습니다.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때 직전에 7월즈음 해서 펀드를 다시 팔면 되는 거라고 (은행이) 생각한 거거든요.
그래서 여기서 새로 모인 가입자들의 돈으로 8월에 환매할 돈을 주면 된다.
이른바 '펀드 돌려막기'죠. 이거 원래는 안 됩니다.
우리은행 내부 보고서를 보면 실제 7월에 펀드 재판매를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이때 라임펀드 부실이 언론에 제기되면서 재판매는 포기합니다.
우리은행은 "6개월 상품은 라임 측에서 먼저 제안해 팔게된 것"이라 해명했습니다.
[우리은행 펀드담당 부장/음성변조 : "라임자산운용의 담당자는 6개월 회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거 확인하셨습니까? 그러면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거를?) 유동성을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법적으로 금지가 돼 있는데…"]
문제가 커지자 우리은행은 마지막으로 라임펀드의 자산을 현금으로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습니다.
[우리은행 직원/음성변조 : "얘네들(라임)이 정말 망하게 생겼단다, 그런데 우리가 판매한 거 환매 끝날 때까지 망하면 안 되니까 채권이나 부동산 매입할만한 거 있는지 한번 조사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그러나 실사 결과 돈 될만한 게 거의 없었고, 라임은 결국 환매중단을 맞게 됩니다.
한편 KBS 보도에 대해 우리은행은 "라임펀드 부실을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촬영기자:김태석/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한종헌
홍사훈 기자 (arist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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