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것도 아닌데" 어른들 인식에..말 못 하는 아이들
[앵커]
시작은 어른들이었다고 전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끝은 어떨까요. 피해 학생들은 맞은 것도 아닌데 무슨 큰일이냐는 어른들의 시선과도 맞서야 합니다. 학교 폭력은 5G를 타고 가는데, 어른들의 인식은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피해를 당한 학생들은 학교나 경찰에게 도움 요청하길 망설입니다.
주변 어른들의 안일한 인식 때문입니다.
[A씨/피해 학생의 부모 : '별것 아니지 않아? 아이디 하나 빼앗긴 건데. 굳이 왜 일을 크게 만들어' 그런 시선들이 걱정스럽다고 얘기해요.]
이런 시선은 피해자가 개인정보 뺏기고 감금과 폭행 등 2차 피해를 당해도 말 못하는 상황을 만듭니다.
[B씨/피해 학생의 부모 : (학교에서) 조사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이에게 계속 전화 와서 조사 끝나면 어디로 나와라, 이렇게 대범한 짓을…]
일선 학교에선 일이 터지고 안내문을 보내는 게 전부입니다.
교육 당국 스스로 학교폭력의 유형이 달라졌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해결책을 찾는 덴 소극적입니다.
[OO교육지원청 관계자 : 기존에 없던 유형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조사 따로 하지 않고요.]
이런 방식의 갈취와 학교폭력이 유행한 지 1년 가까이 되도록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 : 2020년 상반기에는 경기도·서울 쪽에 유행했었고, 지방으로 내려온 것이 하반기거든요. 학교도 사실 먼저 (조사)하기는 어려운 구조. 이런 걸 우리가 잘 안 하니 모르잖아요.]
경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경남 창원에선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지속적으로 개인정보를 뺏으려다 결국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을 가볍게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학교 얘기 들어보니) 그렇게 수위가 급박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증거는) 포렌식이라고, 부인을 한다든지, 도망간다든지 그러면 나중에 가서 저희가 확보를 하면 되니까…]
진화한 학교 폭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른들의 인식에 피해 학생들은 오늘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불안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C군/피해 학생 : 일상생활하는 척하면서 친구들 만나고…일이 안 커지게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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