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초등학교 배정 때문에"..정의용 후보자, 40년 전 위장전입 시인

오연서 2021. 2. 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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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 음주운전에도 "반성"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 로비에서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40여년 전 자녀의 초등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을 시인했다. 32년 전 외교부 근무 당시 음주운전을 했던 사실도 인정했다.

정 후보자는 3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자료에서 “1982년 해외파견 후 귀국 당시 각각 9살, 8살이었던 자녀들이 친구가 없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적응하기 어려워할 것을 염려해 주소지를 처가로 이전해 사촌 형제들이 다니고 있던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도록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두 아들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유명 사립초등학교를 나왔다.

정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을 하고 벌금 20만원을 낸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서면 답변자료에서 “1989년 11월 외교부(당시 외무부) 본부 과장 직위에 재직중이었는데, 외교부 청사 근처 식당에서 동료 직원들과 소량의 음주가 포함된 업무 만찬을 마친 후 본인 차량으로 귀가하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며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벌금 20만원 처분을 받았지만, 외교부 차원의 징계 조처는 따로 없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정 후보자는 봤다. 그는 답변 자료에서 “북측은 최근 8차 당대회에서도 우리측 태도변화를 전제로 한 관계 개선 여지를 시사했다”며 “대화와 상생협력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인 만큼, 우리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전쟁 불용’ ‘상호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에 기반하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남북대화와 협력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또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총비서는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한 바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을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냐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우리의 대결 상대임과 동시에 대화와 협상의 상대”라고 답했다. “국가안보실장 재직 시절 일부 언론은 후보자를 동맹파로 분류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의에는 “철저하게 국익 우선론자”라고 답했다.

새로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측 구상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중시 기조 및 역내 리더십 회복 의지 등으로 미루어 보아, 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시 입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방성, 투명성, 포용성 등 원칙에 기초해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바이든 행정부의 인태 지역에 관한 전략·구상과의 연계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협상을 공식적인 합의로 보느냐”는 질의에 정 후보자는 “피해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2015년 합의는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으나, 양국 정부 간 맺어진 공식합의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며 “위안부 합의가 한일 간 공식합의라는 입장은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으며, 이러한 의미에서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이미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일 양자 차원을 넘어 보편적 인권 침해라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일본에 대해서도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스스로 표명했던 책임 통감 및 사죄·반성의 정신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재임 당시 정부의 북한 원전 추진 사실을 인지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엔 “북에 원전건설을 추진한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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