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성장률 이탈리아에 '슈퍼 마리오'가 나타났다
새 총리 후보로 급부상
[경향신문]
‘슈퍼 마리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에 빠진 이탈리아에 등장했다.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내각을 새로 꾸리겠다고 밝히고 3일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드라기 전 총재가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드라기 전 총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탈리아 재무부 국장으로 일했고 세계은행 집행이사,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ECB를 이끌었다.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유로존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연설해, 유로 안정화를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이 생겼다. 2019년 ECB 총재에서 물러난 뒤 그가 고국에서 정치적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드라기 전 총재가 부상한 것은 연립정부 붕괴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에 경제회복기금으로 제공하기로 한 2090억유로(약 280조원)의 사용계획을 두고 생동하는 이탈리아당(IV)과 오성운동(M5S), 민주당(PD) 등이 충돌했다. IV는 이 자금을 공공보건과 의료분야 재건에 쓰자고 했으나, 다른 정당들은 졸속계획이라며 비판했다. 지난달 13일 IV가 연정 내각 탈퇴를 선언하면서 의회 과반이 무너졌다. 주세페 콘테 총리가 사퇴의사까지 밝히며 연정 구성을 논의했지만 2일까지 협상에 실패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보다는 관록 있는 새 총리를 임명해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로 8만9000명 이상이 숨졌다. 누적 확진자 수는 257만명이 넘는다. 이탈리아 국가통계청은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이 -8.8%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전 총재의 등장에 시장은 긍정 반응했다. 드라기 전 총재가 대통령과 만난다는 소식이 발표된 것만으로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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