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SNS 반대에 여당 심기 '불편'..'페북 행정' 적절한가 논란

손영하 2021. 2. 3. 2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에 반기를 들면서 '페이스북 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염태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책 파트너 여당에 '페북 반기'
평소엔 정책 홍보 게시물.. 소신 드러내기도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생각에 잠겨 있다. 오대근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에 반기를 들면서 '페이스북 행정' 논란이 일고 있다. 긴밀히 협의하고 교감해야 할 정책 파트너의 주장을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정면 반박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여당 "신중하게 논의할 걸 SNS에 반박"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염태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가 전날 페이스북에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쓴 것을 두고 내용뿐 아니라 SNS라는 방식에도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분석해 SNS에 올린 글을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페이스북 캡처

사실 홍 부총리는 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관료 중 한 명이다. 기재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나 한국 경제의 성과를 주로 게재한다. 통계청 12월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되면 "12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2개월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전 산업 생산이 증가하며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적는 식이다.

하지만 정부 공식 보도자료를 낼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창구로도 활용한다. 지난해 3월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홍 부총리 경질론을 거론하자 페이스북에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며 우회적으로 응수했고, 최근 손실보상제 논란이 일자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며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부총리 "이견 사항이 확정된 걸로 전달될까봐"

이 같은 홍 부총리의 '페북 행정'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정부가 여당에 매번 끌려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당이 핵심 정책을 주도적으로 내놓고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데, 정부로선 완성된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목소리를 높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 올린 글에 대해서도 "(이 대표가) 재난지원금, 추경 관련해서 말씀하셨는데, 혹시 정부와의 이견 사항에 대해 국민들에게 확정된 걸로 전달이 될까봐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회의 모두발언과 SNS를 제외하면 부총리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시피 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온라인, 모바일 콘텐츠를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장관들도 SNS를 적극 활용했다. 소통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정 내 이견이 외부로 자주 노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과거에는 이렇게 여당과 경제부총리가 SNS 등을 통해 논쟁을 벌이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면서 "최근 정치권이 기재부를 지나치게 몰아세우다 보니 홍 부총리로서는 이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