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불법 무전기' 소지 혐의로 기소.."터무니없는 조치"

[경향신문]

워키토키. Pixabay 제공.

미얀마 경찰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불법 워키토키’를 소지한 이유로 기소하고 수사를 위해 오는 15일까지 구금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얀마 경찰이 수지 고문을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경찰 서류를 인용해 보도했다. 군인들이 쿠데타 당일인 지난 1일 수도 네피도에 있는 수지 고문 자택을 수색한 끝에 불법적으로 수입돼 허가 없이 쓰인 무전기 6개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AFP통신도 민 아훙 흘라잉 최고사령관 소속 군인들이 1일 오전 6시30분쯤 수지 고문 자택에서 무전기의 일종인 워키토키 약 10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수지 고문이 불법으로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지 고문이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으면 최대 3년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기소 이유로 ‘불법 워키토키’ 소지 혐의를 제시한 것은 궁색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인권을 위한 동남아국가연합 의원들’의 찰스 산티아고 말레이시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로부터 불법적으로 권력을 빼앗은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군사 정부의 터무니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군부는 지난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수지 고문을 구금하면서 자택도 수색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에 항의하기 위해 전날에 이어 3일 밤에도 ‘냄비 두드리기 시위’를 이어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