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공개] "공부 잘했으면 배달하겠어요?"
<앵커>
배달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다며 어제(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는데요. 이번에는 주소 잘못기입해서 추가 요금을 내야 했던 고객이 배달업체 직원에게 막말을 퍼붓는 목소리가 공개됐습니다.
보도에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커피 배달을 시킨 고객과 배달업체 직원의 통화 내용입니다.
[고객 : (배달원) 본인들이 공부 잘했고 했으면 배달 일을 했겠어요?]
[배달업체 관리자 : 지금 비하하시는 거예요?]
[고객 : 공부 잘했어 봐요. 할 줄 아는 게 배달밖에 없거든요. 중졸 고졸도 다 받으니까.]
불만이 가득한 고객은 배달 일을 비하하는 발언을 쉴 새 없이 쏟아냅니다.
[배달업체 관리자 : 오히려 기사들이 고생했는데]
[고객 : 기사들이 뭔 고생해요.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 놀면서 문신하고 음악 들으면서 다니잖아.]
문제의 발단은 이 고객에게 있었습니다.
지난 1일 배달원 A 씨는 고객이 입력한 주소에 도착했는데 공사장 한복판이었습니다.
다시 제대로 된 주소를 받아서 간 곳은 서울 시내 한 학원.
잘못된 주소를 입력한 데 따른 추가 비용 3천 원을 받았는데, 그 일로 고객의 거센 항의를 받게 된 겁니다.
[고객 : 사기 치면서 3천 원 벌면 부자 된대요?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어요?]
[배달업체 관리자 : 가정 있고 본업으로 하는 분들도 많아요]
[고객 : 회사에서 인정받고 돈 많이 벌면 그 짓 하겠어요?]
폭언 퍼부은 사람은 학원생들의 버스 승하차를 돕는 직원이었습니다.
[학원원장 : 바로 다음 날, 일 못 하겠다고 하셔서. (오늘) 너무 죄송하다고….]
피해자와 배달노동자 노조는 오늘 기자회견까지 열고 폭언 당사자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배달업체 관리자 : 돈 많으면 그렇게 건방져도 된다는 거예요?]
[고객 : 돈이 많으니까 건방지겠죠. 알겠어요. 미안해요.]
(영상취재 : 최대욱,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조수인)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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