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가득 · 배설물 범벅..동물원 학대 의혹
<앵커>
대구의 한 동물원입니다. 고드름으로 가득한 곳은 원숭이 우리고, 배설물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은 사육장도 많습니다. 코로나로 영업을 못 하는 사이에 동물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동물원 측은 그렇지 않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대구 달성군의 한 동물원입니다.
원숭이가 사는 우리 안, 절반 이상이 고드름으로 가득 찼습니다.
천장에서 새어 나온 물이 한파 속에 얼어붙은 겁니다.
[A 씨/인근 주민 : 이렇게 된 상태에서 애가...지금 계속 물이 나오잖아요. 이렇게 된 지가 진짜 오래됐어요.]
같은 날 촬영한 산양 우리는 배설물로 가득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합니다.
[A 씨/인근 주민 : 이거 보세요, 이거 똥이, 똥이 이만큼 눌어붙어서 땅처럼 됐다. (이거 밑에 다 똥이죠?) 네, 다 똥이에요.]
인근 주민인 A 씨가 이곳을 처음 발견한 건 지난해 3월,
[A 씨/인근 주민 : 다 목이 마른 상태예요. 호스를 이어서 물주기를 시작했거든요. 그때부터. 그러니까 애들이 막 땅에 흐르는 물도 막 핥아먹는 거예요.]
[인근 주민 : 물만 보면 덤벼들 정도로.. 입에 흰 거품이 날 정도로 목이 말라서 꽥꽥거리고.]
동물원은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로 휴장과 개장을 반복하면서 요금체납으로 장기간 전기와 수도가 끊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리업체 측은 이틀에 한 번씩 동물원을 찾아 사료를 줬다며 방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동물원 관계자 : 지저분하다, 동물이 좀 불쌍해 보인다, 이럴 수가 있어요. 근데 저희 입장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해서 동물을 관리했는데….]
하지만 인근 주민과 동물보호단체 측은 지난 20일 동안 자신들이 사료 등을 공급해 영양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용 TBC, 화면제공 : 비글구조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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