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5종 백신 효능·안전성 제각각..가장 좋은 백신은
아스트라 예방효과와 안전성 검증..물량 확보 용이
남아공 변이 백신 효능에 영향.."신속한 접종 중요"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이달 중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국내 도입될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이 올해 접종받게 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존슨앤존슨(얀센)·노바백스 등 5종류다. 이들 백신 모두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이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가장 효능이 좋은 백신으로 알려진 것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자사의 백신이 임상에서 각각 95%, 94.1%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한 이스라엘 매체는 화이자 백신이 이스라엘의 실제 접종에서 92%에 달하는 예방 효과를 발휘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보관 및 유통 조건이 까다로워 초저온 냉동 시스템이 필요하다. 화이자는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2~8도의 상온에서는 각각 5일, 30일까지만 보관이 가능하다. 화이자는 미국과 영국에서 접종 이후 안면마비, 알레르기와 같은 부작용이 일부 보고되기도 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모두 2회 접종하도록 돼 있다.
화이자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이달 중순 특례수입으로 도입돼 가장 먼저 접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지난달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식 품목허가도 신청했다. 모더나는 아직 국내 식약처에 임상시험 서류에 대한 사전검토를 요청하거나 정식 품목허가 등을 신청하진 않았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 5만명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 초도물량을 제외하면 일반 국민이 가장 먼저 맞게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달 내 약 62만명분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총 1000만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도 다음 달까지 30만명분 이상, 2분기까지 130만~219만명분을 추가로 들여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으로 영상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어 초저온 냉동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국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CMO)하고 있어 물량 확보도 용이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는 70%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우선접종 대상자인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효능·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 임상에 참여한 피시험자 중 고령자 비율이 10%에 그치면서다. 독일은 65세 미만만 접종할 것을 권고했고 이탈리아는 55세 미만으로 접종 기준을 더 낮춰 권고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65세 고령자에 대한 데이터가 다소 적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효능과 안전성을 갖춘 백신임에는 틀림없다”면서 “옥스퍼드 대학교가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1회 접종만으로도 76%의 보호효과가 있고 12주차에 2회차 접종을 하면 예방효과는 82.4%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한 달 이상 지났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한 해당 백신은 신속한 접종에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바백스 백신은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법인 합성 항원 방식으로 만들어 안전한 백신이라는 평가다. 이미 자궁경부암, B형 간염 등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예방 효과도 89.3%로 높은 편이다. 노바백스 백신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개발생산(CDMO)을 맡고 있고 기술이전도 논의 중이어서 물량 공급에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부터 들어오는 얀센 백신은 66%의 예방 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방식의 백신이기 때문에 영상 2~8도의 상온 환경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2회씩 접종해야 하는 다른 백신들과 달리 1회만 접종하면 된다. 얀센은 지난해 12월22일 식약처에 사전검토를 신청에 사전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과 얀센 백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긴 변이에 대해서는 예방효과가 50%대로 다소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설 교수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는 인체 세포의 수용체에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하는 부위에 생긴 변이”라면서 “백신이 만드는 중화항체 역시 해당 부위에 작동을 하기 때문에 변이가 생기면 백신이 기능을 잘 하지 못하고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아공 변이가 주류가 될 가능성은 적어보여 이 변이가 퍼지기 전에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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