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했으니 배달하지"..학원 직원의 막말 갑질
[뉴스데스크] ◀ 앵커 ▶
[학원 직원/배달 기사] "본인들이 공부 잘하고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고 했으면, 배달일 하겠어요? (지금 비하하시는 건가요?) 기사들이 뭘 고생해요. 그냥 오토바이 타고 부릉부릉 하면서, 놀면서."
어느 대형 학원의 직원이 음식 배달원 한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당사자를 비난 하는 건 물론이고 해당 학원 불매 운동까지 일고 있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어느 개인의 비상식을 넘어서 우리 사회 편견과 차별의 시선이 문제라고 호소합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학원이 커피 배달을 주문한 건 지난 1일 오후.
그런데 주소가 잘못돼 있었습니다.
전화도 받지 않아 한참을 헤매야 했던 배달 기사 김 모 씨는 주소 오류 시 내도록 돼 있는 추가 배달비 3천 원을 요청했습니다.
[김 모 씨/배달 기사] "현금이 없다 하셔 가지고, 계좌 이체를 받기로 하고.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손님께서 '이건 너무 부당한 것 같다'라고…"
고객의 불만에 불안했던 기사는 업체에 상황을 알렸고, 업체 측은 확인차 학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학원 직원은 막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학원 직원/배달 업체 직원] "그것밖에 없으니까 거기서 배달이나 하고 있죠. (말씀을 왜 그렇게 하세요.)"
배달을 해봐야 고작 만원밖에 못 벌지 않냐며 거들먹거리기도 합니다.
"고작 본인들 그거 3건 해 봤자 1만 원 벌잖아요. 안 그래요? 나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만원이 나오고… (저기요 손님, 생각하고 말씀해 주세요.)"
주소를 잘못 적어 기사가 고생한 것을 지적해도 비하 발언은 계속됐습니다.
"본인들 음악 들으면서 신나게 오토바이 타다가 배달해 가지고 3,800원 더 벌고."
업체 측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비아냥으로 대꾸했습니다.
"비하 발언 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세요. (죄송해요, 했잖아요.) 그게 죄송한 태도가 아니잖아요. (제가 죄송하다고요. 그럼 된 거예요?)"
20분 가까이 이어진 통화 내용이 인터넷에 퍼지며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학원에는 하루종일 항의 전화가 이어졌고,
"따르릉 따르릉"
학원 지도에는 '별점 테러'와 함께 "반성하라"는 등의 댓글이 2천5백 개 넘게 달렸습니다.
학원 측은 부랴부랴 사과문을 내놨습니다.
해당 직원은 강사가 아니라 학원버스 탑승을 돕는 이른바 '운행 도우미'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래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오히려 배달 기사들이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배달 업체 지점장] "비난이 좀 멈췄으면 합니다. 어학원도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또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차별과 편견이 드러난 것이라며 인식 개선을 호소했습니다.
[배달 업체 지점장] "저희도 가정이 있고 자식을 키우고 한 가정의 가장이며, 똑같은 사람이고 사회의 일원입니다."
배달 기사 10명 중 1명이 부당한 질책이나 폭언을 경험했고, 위협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최근 자신들을 범죄자나 화물 취급하는 갑질 아파트를 인권위에 진정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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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기자 (epic@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782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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