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지역사회 전파' 첫 확인
확진자 38명 중 4명이 '변이'
추가 판명 가능성 매우 높아
[경향신문]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진자 가족 외에 지역사회로 전파된 사례가 3일 처음으로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추가 감염 사례가 30건 이상 남아 있어 무더기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일 이후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5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5건 중 4건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며, 1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다. 모두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경남 김해 1건, 양산 2건, 전남 나주 1건이 발생해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으로 분류됐다. 친척 중 1명이 자가격리 중인 입국자의 집을 방문한 이후 친척 모임 등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동거 중인 가족에게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있었지만, 같이 살지 않는 친·인척에게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표 환자는 지난해 12월2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입국한 외국인 A씨다. 입국 다음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김해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다 지난 7일 확진됐다. 이후 A씨 가족이 양성 판정을 받고 검사 대상이 넓어지면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단독주택에 사는 그는 2층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나머지 가족 6명은 1층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바이러스양이 부족한 탓에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해외 유입 가능성이 크다고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경남·전남 지역 외국인 친척 집단발생 확진자는 현재 총 38명으로 모두 외국인이다. 36명은 지표 환자의 가족 6명과 친척 30명, 나머지 2명은 업무상 지인 2명이다. 이 중 4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으며, 나머지의 감염 여부는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38명이 모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1명은 경북 구미 자택에서 UAE에서 입국한 딸과 함께 지내온 어머니다. 딸에 이어 어머니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감염자들이 모두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켰다고 진술했으나, 어느 정도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사례는 이날까지 총 39건이다. 영국발 27건, 남아공발 7건, 브라질발 5건이다.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약 1.5배 높다는 보고가 해외에서 나왔다. 백신은 코로나19의 원형에 가까운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개발됐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백신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예컨대 노바백스는 자사 백신이 평균 89.3%의 효과를 나타냈고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85.6% 효과를 보였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60%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변이 바이러스가 치명률을 높인다는 증거는 보고되지 않았다.
박 팀장은 “해외 발생 양상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유입 감시를 강화하고 (입국자) 대책 적용 국가를 전체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라며 “자가격리 중인 입국자는 가족 간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67명으로 집계됐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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