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6만 원 봐주기 술값' 변호사 입김대로?
[뉴스데스크] ◀ 앵커 ▶
'검사님을 위한 불기소 세트' 99만원
세간의 조롱을 만들어 낸 검사들의 접대 술값 96만원 무혐의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요즘 말로 신박한 이 꼼수, 계산법은 과연,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는데요.
MBC 취재 결과, 술값을 낸 김봉현 전 회장과 접대 검사들을 연결해준 검사 출신 이주형 변호사가 갑자기 술자리 참석자를 추가로 공개하면서 '공평한 술값론'을 주장했는데 1인당 접대비를 줄이려는 의도였습니다.
결국 이 전략이 통했는지, 검찰은 술자리 검사 두 명에게 처벌 기준 백 만원의 바로 밑 96만 원을 적용 한 겁니다.
먼저, 윤수한 기자의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첫 검찰 조사에 나온 이주형 변호사.
강남 고급 룸살롱에서 김봉현 씨를 만났던 건, 김 씨가 사건 의뢰인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검찰 후배인 현직 검사들의 술자리 동석 여부는 물론, 접대 받은 술값도 모른다며 잡아뗐습니다.
하지만 김 씨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같은 핵심 인물들간 대질 조사 등이 진행되면서, 이 변호사의 말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김봉현 씨 외에 이종필 전 부사장도 술자리에 있었다'며 구체적 정황을 털어놓은 겁니다.
이 변호사는 "만약 김봉현씨 주장대로 술자리에 검사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접대비는 공평하게 'N분의 1'로 나누고 시간대 별로도 철저히 계산해야 한다"는 주문을 검찰에 한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자신은 평소 '술을 공평하게 마셔야 한다는 주의'라서, 그 날 술자리에서도 모두 똑같이 술을 마셨다'고 했습니다.
청탁금지법상 1회 100만 원 이내의 접대는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인별 접대 금액을 낮추려 했던 겁니다.
이처럼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 변호사는 검찰에 스스로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기소되기 불과 나흘 전 검찰에 제 발로 나간 이 변호사는, '술접대 자리에 후배 검사들이 아닌 변호사 3명이 있었고, 그래서 모두 7명이 술을 마신 거'라며 둘러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들 앞에서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은 여종업원과 합석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하며, 접대 비용을 줄이려 애썼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검찰은 접대받은 개별 검사들의 술자리 체류 시간을 따져, 일찍 자리를 뜬 검사 두 명의 경우 100만원에서 4만원이 부족하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이주형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 수사 결과에 반영한 게 아니"라며, "접대 받은 검사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술값을 계산했는데도 형사 처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주형 변호사와 검사 한 명의 재판은 다음달 시작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우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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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한 기자 (belifac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7807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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