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독감 백신 '확보전'..결국엔 폐기해야
[KBS 광주]
[기자]
냉장고에 쌓인 독감백신.
장성군이 지난해 모든 군민에게 무료 접종을 해주려고 구입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무료 접종 사업을 시행조차 하지 못했는데요.
그렇게 남은 독감 백신이 수 천개.
유통 기한이 끝나가는데, 대부분 폐기 처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KBS는 어제 장성군의 남아도는 독감백신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이 같은 상황이 비단 장성군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KBS취재 결과 경남 진주와 제주, 전남 보성과 해남, 강진 등 전국 곳곳에서 독감 백신이 남아돌아 폐기 처분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 주민을 대상으로 독감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펼친 진주시
선거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재난 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무료 접종을 진행했습니다.
정부 조달분 외에 추가로 구매한 백신은 16만 3천여개.
예산 22억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접종률은 66%에 그쳤습니다.
결국, 과다 공급으로 2만 개가 넘는 백신이 쌓여있습니다.
[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 "사망사고, 유통(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애로점이 좀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준비를 했는데, 만약에 유통과정이나 이런 게 없었더라면 약이 모자랄 정도(였을 겁니다).”]
비슷한 시기 전 지역민 무료 접종을 실시했던 제주도
지난해 6월 도지사 특별명령까지 내리고 사업을 서둘렀습니다.
예산 140억 원을 확보해 추가로 백신 27만 5천여 개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접종률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추가 구매한 백신의 3분의 1이 남은겁니다.
현재 8만 9천여 개가 폐기 대상입니다.
[제주도 관계자/음성변조 : "올해 4월까지 추가 접종하고,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게 안 됐을 경우 폐기 처분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전남에서는 보성과 해남, 강진군 등이 전 지역민 무료 접종을 위한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었습니다.
도매상을 통해 수의계약으로 급히 확보했지만, 수천개가 남아있습니다.
[보성군 관계자/음성변조 : "코로나가 계속 장기화되다 보니까 이렇게 계속 그쪽으로 정부에서도 몰아갔고 그러다 보니까 지자체들이 그런 시책들을 늦게 들어간거죠."]
수천 개에서 많게는 수만 개의 백신을 폐기하게 된 지자체들.
선심성 정책이 결국 예산낭비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수도권 ‘강한 눈’ 예상…저녁 9시 가장 많이 내릴 듯
- “신청하면 다 받는 거 아녜요?” 2시간만에 마감된 ‘보일러 보조금’ 대란
- “공부 못하니 배달하지”…주소 잘못 입력해 놓고 폭언한 손님
- 숨진 할머니 행세해 12억 인출 시도…‘우체국 직원이 막았다’
- 입원한 아버지 석달 만에 만났는데…“씻지도 못하고 온몸 상처”
- 집값 하위 20% 3백만 원 오르는 동안 상위 20%는 얼마 올라?
- ‘기아 애플카’ 소문만 무성…진실은?
- 서울 ‘헌팅포차’서 43명 집단감염…헌팅포차 긴급 점검
- ‘얼빠진 경찰’…번갈아 음주운전하다 행인 덮쳐
- 흙 털고 녹 벗겨냈더니…그 속에 미남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