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금융위 "공매도 폐지, 국제적 위상 고려할 때 적절치 않아"

이준호 2021. 2. 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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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5월2일까지 재연장
5월3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
[서울=뉴시스]은성수 금융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공매도 부분적 재개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1.02.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금융당국은 공매도 폐지와 관련해 "공매도는 선진 주식시장에서 모두 허용하고 있다"며 "우리 주식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폐지는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3일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관련 브리핑을 열고 "공매도 제한 시 국내 증시의 선진시장 진입은 요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융위는 오는 5월3일까지 공매도 금지를 재연장 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재개되는 시점인 5월3일부터는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이다. 코스피 917개 종목 중 200개 종목(22%), 코스닥 1470개 종목 중 150개 종목(10%)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5월3일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매도가 금지된다. 재개 시점은 향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일문일답과 금융위가 배포한 자료이다.

-언제부터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인지.

"코스피200 및 코스닥 150 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5월3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나머지 종목은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종목은 언제 재개하는 것인지.

"남은 종목을 언제, 어느 수준에서 재개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 향후 공매도 제도개선 효과와 시장의 수용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추가적인 재개방법·시기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매도 재개시점을 연기한 이유는.

"그간 3월16일에 전 종목 재개를 목표로 준비해 왔으나, 시장충격 완화를 위해 일부 종목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일부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전산개발·시범운영 등에 2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는 현장 의견과, 불법공매도에 대해 과징금 및 형사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일이 4월6일인 점도 같이 감안됐다."

-일부 종목부터 재개하는 이유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시장충격을 최소화하여 연착륙하려는 것이다. 국정감사 등에서 '홍콩식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의 국내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간 공매도 재개시 전면재개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해 왔다. 전 금융권 만기연장·상환유예의 경우 정상화 과정에서 상환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여 연착륙을 유도하려는 것과 같이, 공매도도 일시에 전 종목을 재개하기 보다는 일부 지수종목부터 부분적으로 재개하여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종목부터 재개하는 이유는. 시총 등 다른 기준은 고려하지 않았는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을 우선 해제 종목그룹으로 선정한 것은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로서 투자자에게 익숙하고,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하여 공매도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파생상품시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다양한 연계거래를 수행하는 등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참고로 '홍콩식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의 경우도 단순히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허용종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종목이나 파생상품의 기초자산 종목 등을 중심으로 공매도 가능종목을 지정하고, 시총이 일정규모 이상인 종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코스피200 및 코스닥 150 구성종목 변경시 공매도 가능종목도 변경되는지. 허용종목이 변경되면 투자자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지수 구성종목이 반기마다 변경될 경우 이에 따라 공매도 허용종목도 변경된다. 공매도 허용종목 변경사항은 거래소에서 별도로 공시할 예정이며, 코스피200·코스닥150 구성종목 변경시 2주간 공시되는 것을 통해서도 공매도 허용종목 변경을 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공매도 관련 제도개선 진행상황은.

"그간 시장참여자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공매도 재개 이전 제도개선이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4월6일부터는 불법공매도에 대한 과징금 및 형사처벌 부과가 가능해졌고 불법공매도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정보를 전산시스템을 통해 5년간 보관토록 의무화했다.

또한, 무차입공매도 적발주기 단축(6개월→1개월), 적발기법 고도화 등을 통해 불법공매도 사후 적발·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간 증권사, 보험사 등과 긴밀한 협의와 설득을 지속한 결과, 2조원 내지 3조원 정도의 대주물량을 확보하였고, 공매도 재개시점까지 코스피200, 코스닥150 중 대부분 종목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확보된 물량은 개인 대주서비스가 가능한 증권사를 통해 공매도 재개시기부터 즉시 대주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순차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성자의 과도한 공매도 우려에 대해서는 3월16일부터 시장조성자 제도를 전면 개편하여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해 나가겠다."

-시장조성자에 대해서는 계속 공매도 예외를 허용하는지.

"시장조성자의 경우 금지종목에 대해서도 예외적으로 공매도가 계속 허용된다. 그러나, 3월16일부터는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에 대해 업틱룰을 전면 적용하는 등 개선된 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4월6일 불법공매도에 대해 과징금 및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령을 위반한 시장조성자에 대해서도 과징금 및 형사처벌을 부과할 수 있다."

-개인 공매도 제도개선 사항은 언제부터 시행되는지.

"개인도 마찬가지로 5월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부터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공매도 재개시점까지 코스피200, 코스닥150 중 대부분 종목에 개인 주식대여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투자자를 위험투자인 공매도로 내모는 것이 아닌지.

"정부는 그동안 기관들만 가능했던 주식차입을 개인들에게도 가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데 방점을 두어 제도개선 중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전략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공매도는 일반 주식거래에 비해 위험이 높고, 대부분 개인투자자는 투자 경험이 부족한 만큼, 투자자 보호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분들이 공매도 거래의 특수성·위험성 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투자하실 수 있도록 사전투자교육·모의거래 등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어느 정도 투자경험이 쌓일 때까지 투자한도를 두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5월3일 재개 전 별도 금융위 의결이 필요한지.

"이번 금융위원회 회의 의결을 통해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종목은 5월2일까지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했고, 5월3일부터는 별도 의결 없이 공매도 금지조치가 해제된다. 다만, 그 이외의 종목은 공매도 금지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별도의 금융위원회 의결이 필요하다."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 특례조치는 어떻게 되는지.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 특례조치는 마찬가지로 5월2일까지 연장되고, 5월3일부터는 종료된다."

-공매도를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닌지.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순위 10위에 해당하는 위상을 갖고 있다. 우리 주식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공매도를 폐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매도는 선진 주식시장에서는 모두 허용되고 있어, 공매도 제한시 국내 증시의 선진시장 진입은 요원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약 30%, 기관은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및 외국인은 공매도를 헤지수단의 일종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만약,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된다면 위험회피를 위해 투자를 주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매도 이후에는 차입한 주식을 상환하기 위한 매수가 반드시 수반된다는 점에서 공매도 투자자는 잠재적인 매수세력이므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러한 잠재 매수세력이 아니라 공매도가 없어 기관·외국인이 국내 시장을 외면하고 떠나는 상황이다. 최근 IMF에서도 공매도 전면 금지는 시장효율성 측면에서 '투박한 도구'이며, 개인투자자 관련 문제는 소비자 보호, 금융감독 등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를 시장조치 시행시점에 임박해 관련 발표를 했다. 이번에는 한 달여를 가량 앞두고 발표를 했다. 공매도 관련 결정시점을 오늘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희가 2월 말에 발표하면 지금부터 2월 말까지 또 같은 논란이 계속 반복될 것 같아서 조기에 이것을 정해서 발표하는 게 좋겠다라는 측면이 하나 있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한다고 것이 결정이 된다면 이것을 시스템을 정비하고 새로 프로그램을 깔고 시험하는 데 두 달 정도가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을 감안할 때 이것을 빨리 결정하고 준비하는 것이 정착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오늘 발표하게 됐다."

-앞서 금융위는 실시간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은 시행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실시간 시스템 구축 없이 공매도 재개가 불가하다고 주장한다. 지난번 발표한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 등이 충분한 조치라고 생각하시는지.

"저희도 실시간 적발 시스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맞다. 다만, 전산전문가, 시장전문가 이런 분들하고 법 개정할 때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 두세 차례를 협의를 하고 논의를 해봤는데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거지 그게 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은 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서 음주운전이 되면 시동이 안 걸리게 막겠다. 그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 드는 비용이 너무 천문학적이기 때문에 과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고 그래서 보통은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시간 정보화하다 보면 많은 정보로 처리속도가 느려지게 되고 주식거래 체결이 늦어진다. 오히려 시스템에 과부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완벽하게 모든 걸 다 감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가 갖고 있는 시스템, 거래소에서 하는 시스템, 증권사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수시로 점검하고 최대 30년까지 처벌할 수 있는 그런 처벌조항을 마련했다. 잘 운용하면 불법공매도는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개월 단위가 아니라 5월2일까지로 연장한 배경은 무엇인지.

"부분 재개라는 걸 하다 보니까 시스템을 고쳐야 된다. 지금부터 한두 달 넘게 할 필요가 있어서 그게 4월 정도가 된다. 혹시 예상치 못한 일이 있을 수 있고 그래서 좀 더 여유를 두고 완벽하게 준비를 하자고 해서 4월은 넘기고 5월로 결정했다.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매도 세력에 대응한 개인투자자들의 군집행동도 포착되고 있다. 5월 공매도 재개 후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대응전략은 있는지.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가급적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혹시 가능성이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겠다.

다만, 우리나라는 상한가 제도 때문에 미국과 같이 하루의 변동폭이 제한없이 오르는 나라하고 조금 다르다. 똑같은 행동패턴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는 과열종목지정제도가 있어서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그런 제도가 있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종목 외에 나머지 종목은 언제까지 금지하시는지 궁금하다. 나머지 종목재개를 결정할 때 불법공매도 적발 시스템 등이 어느 수준으로 정비되어야 한다고 보는지.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오늘 특별히 논의하지 않고 일단 기한을 정하지 않고 금지가 연장되는 것으로 하겠다. 적발 부분도 사전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건 적절치 않고 우선은 지금 부분적으로 공매도 재개하는 부분이 잘 안착되도록 시스템을 잘 갖추도록 하고, 그 다음에 평가를 하고 또 결정하기 때문에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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