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라진 기금 고갈.. 직장인 또 희생양 '형평성' 논란

김동준 2021. 2. 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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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일 고용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만큼 기금 고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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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용보험료 인상' 검토
文정부 출범 이듬해부터 적자
고용보험기금 고갈 시기 빨라져

정부가 3일 고용보험료 인상을 포함한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만큼 기금 고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닥친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2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기금이 부족하자 추가경정예산으로 부족분을 충당했다. 문재인 정부의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2025년까지 모든 취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는 점도 '고갈 시계'를 빠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4대 사회 보장성 기금 중 하나인 고용보험기금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듬해인 2018년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만 8082억원이다. 2019년에는 2조877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수급액은 6조4549억원에서 8조917억원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고용보험기금 지출액이 크게 늘면서 적자 폭도 확대돼 온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작년 고용보험기금 적자 규모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차입분을 포함해 3조2639억원이다. 올해 역시 3조321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문제는 전 국민 고용보험 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고용보험기금 고갈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고용보험 가입자가 2100만명까지 늘어나 일하는 모든 분들이 고용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고용보험이 적용 중인 예술인은 물론 올해 7월부터는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직종을 14개로 늘리고,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고용보험 가입 대상은 2022년 플랫폼 종사자, 기타 특고 등으로 늘어나고, 2023년부터는 자영업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특고 종사자만 약 130만명, 자영업자 약 550만명 등 2025년까지 늘어나는 고용보험 수급 대상자는 733만명이다.

정부는 고용보험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고용보험료율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011년 1.1%, 2013년 1.3%, 2019년 1.6%로 꾸준히 높아져 온 보험료율을 2년 만에 또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상대적으로 취업 안정성이 낮은 직종의 고용보험 가입을 위해 비교적 안정적인 직종의 근로자들이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안 그래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가 제기돼온 상황"이라며 "전 국민 고용보험을 추진하더라도, 특수고용직의 경우 소득파악이 쉽지 않아 근로자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고용보험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일부 사업을 일반회계로 이관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일반회계도 최근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기획재정부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방법은 보험료율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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