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맞는 홍남기 소신.. 與, 또'경질론'꺼냈다

김용훈 2021. 2. 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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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의 총대를 멘 기획재정부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재정건전성 소임을 견지해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당정 간 잇단 마찰을 겪다가 급기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사퇴 압박 목소리까지 표출됐다.

이어 "지금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극 나설 때"라며 "기재부는 전쟁이 나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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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경제 컨트롤타워
재난지원금 재원 놓고 갈등 폭발
민주당 의원들 일부 사퇴 압박
洪 "절제한 표현" 수위 낮췄지만
"직 걸고 반대 사수할것" 분석도
사진=뉴시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의 총대를 멘 기획재정부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재정건전성 소임을 견지해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당정 간 잇단 마찰을 겪다가 급기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사퇴 압박 목소리까지 표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해외 주요 평가기관들이 한국 경제성적표를 극찬하는 가운데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온 기획재정부가 정치권의 재정 퍼주기 논란에 휘둘려 위상이 폄하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여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었다. 홍남기 부총리가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낙연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병행지급 제안을 반박한 홍 부총리를 성토했다. 개별 의원들 차원에선 홍 부총리 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의 피눈물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며 "홍 부총리가 민생 현장이 얼마나 급박하고 어려운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말 '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극 나설 때"라며 "기재부는 전쟁이 나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맞춤형과 전국민 지원을 포괄한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강조하자 홍 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들어 반박한 게 발단이 됐다.

여당은 기재부 반대에도 추경 편성을 원안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이 대표가 앞장서고 당 지도부가 함께 나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반드시 관철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가 공개 반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잘못된 행태다. 그래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 참석차 국회를 방문한 홍 부총리는 당정 충돌 관련, "재정당국의 입장을 굉장히 절제된 표현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수위조절에 나섰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홍 부총리가 이번 당정 간 충돌 과정에서 직을 걸고 배수진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 부총리가 전날 페이스북에 적었던 '지지지지(知止止止·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란 도덕경 표현이 심상찮다는 것이다.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 병행지급이란 여당의 방침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부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까닭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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