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현장서 동료들과 나눈 교감 詩로 담았죠" [fn이사람]

김동호 2021. 2. 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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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먼지, 폭염과 벌이는 중동 건설현장의 사투.

그는 "문학동아리 내에서 소설 작업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자연스레 시로 넘어왔다"며 "소설은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반면 시는 일기처럼 적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소록도 근처의 팔영산에서 머무르며 '한하운 시인도 이런 느낌으로 이 길을 내려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의 경험으로 '팔영산'이라는 연작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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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법인서 근무중인
명재신 GS건설 책임
세번째 시집 '아라비아 사막일기'로
2020 올해의 시인상 대상 거머쥐어
'그래, 오랫동안 닦아왔다. 자고 나면 수북이 쌓이는 모래먼지. 얼마를 닦아내야 내 자리로 돌아갈까'(명재신 시인 '모래먼지' 중에서)

모래먼지, 폭염과 벌이는 중동 건설현장의 사투. 그 치열함을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주는 한 편의 시다.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2020 올해의 시인상'까지 받은 GS건설의 명재신 책임(사진)이 일기처럼 써낸 작품이다.

GS건설 사우디아라비아시공법인에서 Q.HSE 업무 및 시공그룹 ISO인증 유지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명 책임은 시의 매력으로 '교감'을 꼽았다. 그는 3일 "오랜 시간 일상적으로 일기 쓰듯이 시를 쓰다 보니 이제는 다른 시인들의 시를 읽으면 많이 와닿고 교감이 된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명 책임은 대학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뒤에도 틈틈이 국문학 강의를 듣고, '한놀문학회'라는 동호회 활동도 했다. 그는 "문학동아리 내에서 소설 작업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저도 자연스레 시로 넘어왔다"며 "소설은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반면 시는 일기처럼 적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1992년, 2011년에 이어 2020년까지 총 3번째 시집을 낸 시인이다. 1992년 첫 번째 시집인 '돌부처 도서관 나서다'는 고향인 전남 고흥 나로도 옆 '쑥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제주해협'으로 동아대학교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 출간한 두 번째 시집인 '겨울사랑'은 '월간시'의 추천시인상에 당선돼 정식으로 등단하게 만들어 준 시집이다. 명 책임은 "저와 아내의 이야기를 담아 이 시로 프러포즈를 했다"며 "아내에게 바친 100편의 시를 세월이 한참 지나고 나서 엮은 시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간한 세 번째 시집인 '아라비아 사막일기'는 GS건설의 동료들, 특히 현장 생활을 함께했던 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시집에는 특히 '아프지 말자'는 내용이 많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부다비 RRW 프로젝트 당시 함께 일하던 필리핀 직원들이 열감기에 취약해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건강과 컨디션 체크를 위해 매일 아침 악수를 하며 인간적인 교감도 할 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건설 현장의 치열함을 시로 풀어낸 '아라비아 사막일기'로 월간시가 수여하는 '올해의 시인상 2020'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를 하며 느꼈던 점도 시로 쓰고 있다. 해외현장에서 복귀하며 함께 있던 동료들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있던 격리시설이 마치 유배지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소록도 근처의 팔영산에서 머무르며 '한하운 시인도 이런 느낌으로 이 길을 내려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의 경험으로 '팔영산'이라는 연작시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일기'를 쓰듯 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오늘 내가 무슨 일을 겪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한번 써보라"며 "부담감을 버리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게 시"라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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