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푸틴의 '비밀 궁전'은 진짜일까? 경제난에 격해지는 시위

KBS 2021. 2. 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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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는 연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권 운동가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며 러시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는데요.

그런데 이번 시위를 촉발한 진짜 이유는 심각한 경제 문제라고 합니다.

<글로벌 ET> 은준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은 기자, 현재 러시아 내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반정부 시위가 벌써 2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극동 시베리아까지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고, 테이저 총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 : “풀어주세요. 놔주세요. 숨을 못 쉬겠어요. ”]

지난 주말엔 5천 명 이상이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경찰과 시위대 양측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반정부 시위대, 연일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발니,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나발니는 대표적인 푸틴의 정적입니다.

푸틴 정권의 부정 축재, 부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습니다.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귀국했는데, 공항에서 즉시 체포됐습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 유예를 받은 나발니에 대해 실형 전환을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3년 6개월 형을 선고했습니다.

[앵커]

반정부 시위에 나발니를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만 모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대규모 시위의 동력은 뭡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의 새로운 부패 의혹, 나발니 측에서 잇따라 제기했고, 반정부 시위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나발니 측은 우리 돈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흑해 연안의 호화 궁전을 푸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러시아 야권 운동가/지난달 19일/유튜브 : “난공불락의 요새입니다. 자체 항구도 가지고 있고 경비원들도 있습니다. 교회, 초소도 있고, 비행 금지 구역, 심지어 자체 국경 검문소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쓰는 변기 청소용 솔의 가격만 백만 원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시위에선 이를 풍자한 청소용 솔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푸틴에게 숨겨진 17살 딸이 있고, 이 딸이 호화 생활을 누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반 푸틴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도 입장을 발표했다고 하죠.

일단 의혹을 전면 부인하긴 했는데, 효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정부는 호화 궁전, 숨겨진 딸에 대한 소문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 “누가 그(나발니)를 신경 씁니까? 만약 우리가 (해코지)하려고 했다면, 아마도 끝을 봤을 것입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달 25일 : “(나발니가 주장한 저택에) 나뿐 아니라 내 친지들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진화에도 반정부 시위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상황이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시위 참가자 : “피곤합니다, 많은 러시아인이 그럴 겁니다. 제가 26살인데, 푸틴 체제에서 살아왔습니다. 매년 똑같은 약속을 들었지만, 제가 본 것은 우크라니아·조지와의 전쟁, 세금 인상, 새로운 세금뿐입니다.”]

지난해 러시아 국민의 실질소득은 3.5% 하락했고,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도 겹쳤습니다.

주식인 밀과 감자 가격은 각각 20% 넘게 폭등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민 9명 가운데 1명이 빈곤층에 속한다며, 더욱 커진 불평등과 경제력 격차가 평범한 시민들을 거리로 이끌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경제,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겠죠.

그렇다면 백신 접종을 마치는 올해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고, 반정부 시위를 비롯한 사회 혼란도 좀 잦아들 수 있을까요?

[기자]

경제 성장률은 반전될 수 있겠지만, 실물 경제가 당장 더 나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제통화기금, IMF가 예상한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 3%입니다.

주요 신흥국 중에서 가장 낮습니다.

전 세계 경제 정책이 친환경 기조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요는 더 감소할 전망입니다.

이번 나발니 실형 선고가 외교적으로 꼬일 수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힙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나빌니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한편으론 러시아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장 러시아가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데, 미국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앵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가 미국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맞불을 놨다고 하죠.

쌓여있던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등이 폭발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은준수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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