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지역확산 우려..전문가들 "입국자 감시 강화해야"

신재우 2021. 2. 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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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단전파 확인..입국자 통해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4명 감염
관련 외국인 확진자 34명도 감염 가능성..당국 "국내전파 시간문제"
"변이 국내전파 속도 최대한 늦추고 백신으로 집단면역 앞 당겨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비상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국내에서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해외입국자들에게 식별 스티커를 부착해주고 있다. 2021.1.6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권희원 기자 = 영국에서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지역사회로 침투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 입국자가 자가격리 중에 직계 가족에게 개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수준을 넘어 거주지가 다른 친척까지 한꺼번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관련된 가족·친척·지인이 30명이 넘어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1.7배 센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만약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할 경우 정부의 방역 대응에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이달부터 시작될 백신 접종과 3월 초·중·고교 등교 개학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불가능한 만큼 입국자 감시 및 감염자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외국인 친척집단서 'n차 전파' 첫 확인…확진자 38명중 4명서 변이 확인, 34명도 변이 감염 가능성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5명 늘어 총 39명이 됐다.

이 가운데 4명은 '경남·전남지역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사례에 속한 사람들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집단전파 사례다.

지표환자(첫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외국인이다.

입국 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경남 진해의 자택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던 중 집 안에서 가족 감염이 이뤄졌고, 또 이 집을 방문한 친척 1명이 감염된 후 친척 간 추가 접촉을 통해 대규모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첫 지역사회 집단전파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집단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지난 2월 1일 이후 총 27건을 분석한 결과 총 5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0eu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이 집단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8명으로, 모두 외국인이다. 이 가운데 변이 감염이 확인된 사람은 현재까지 4명이지만, 나머지 사람들도 전원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첫 확진자의 경우 바이러스 양이 부족해 감염 여부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국은 이 확진자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이 지역사회 감시 차원에서 이 집단의 확진자를 대상으로 변이 감염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면 '광범위한 전파'를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는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위험 요소 중 하나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경우 영국의 사례에서 잘 드러나듯 코로나19는 다시 급확산할 공산이 크다.

현재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된 밀접 접촉자 49명의 경우 자가격리를 끝내고 격리해제됐으며, 그 밖의 접촉자 136명에 대해서는 현재 검사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수의 감염자가 확진 전까지 지역사회에서 활동한데다 역학조사가 100%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 접촉한 사람을 면밀하게 추적해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방역당국이 밝혔지만, 해당 집단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7일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난 만큼 그동안 전파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 "수칙 위반 입국자 처벌 가화하고, 백신 접종 최대한 서둘러야"

정부는 그동안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해외 입국자 관리를 강화해왔다.

모든 입국자는 입국 후 3일 이내에 1회, 격리해제 전 1회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고, 외국인은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결과 '음성 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처럼 잠복감염 상태에서 가족이 거주하는 집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수칙 준수 여부에 따라 가족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외국인 집단감염 외에도 입국 후 가족과 접촉해 직계 가족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입국자는 가족 간 접촉을 최대한 차단해야 하지만 이미 전파 사례가 나오고 있다"면서 "변이주가 속도감 있게, 넓게 전파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세계 곳곳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국내 전파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하면서 해외 입국자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 확산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늦출 순 있지만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전파를 늦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 절차는 완벽한 수준이지만 자가격리 단계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면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백신 접종을 최대한 서둘러 집단면역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PG)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변이는 바이러스 특성상 계속 나올 수밖에 없어 모니터링을 강화해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며 "변이 바이러스 감염 추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변이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는 검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변이가 발생해 외국처럼 크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관심을 가지고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각종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확인됐다. 변이 바이러스는 대체로 감염력이 높은데, 특히 남아공발의 경우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예방하기가 다소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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