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기후변화·우주로켓..'아마존 2막' 큰 그림 그리기 나선 베이조스
1994년 창업 후 27년 아마존 1막 막내려
"은퇴 아냐"..더 큰 그림 그리기 나설듯
"아마존, 기후변화 등 사회적 문제 주도"
"성공 근원은 발명..'미친 짓' 기억하라"
후임 재시 주목..클라우드 확 키운 2인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제2의 도전에 나선다. 베이조스는 지난 1994년 혈혈단신 미국 시애틀의 작은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해 아마존을 세계 최대 기업으로 키운지 27년 만에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다만 그는 ‘혁신’ ‘열정’ ‘발명’ ‘에너지’ ‘호기심’ 등을 새삼 강조하면서 CEO에서 물러난 후에도 더 큰 그림을 그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마존 2막’을 본격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베이조스 “기후변화 등 다른 영역 집중”
베이조스는 2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 3분기부터 아마존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 of the Amazon Board)으로 업무를 전환한다는 소식을 알려 기쁘다”며 “후임 CEO는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가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이날 이같은 ‘깜짝 뉴스’를 함께 전했다.
안 다루는 상품이 없는 전자상거래 제왕의 출발은 초라했다. 월가 헤지펀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베이조스는 동료인 매켄지와 1993년 결혼한 이후 시애틀의 한 차고에서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걸고 온라인 상거래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아마존은 신속한 무료 배송 등을 앞세워 온라인 쇼핑의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베이조스는 이외에 자선사업 프로젝트 데이 원 펀드(Day One Fund), 우주로켓업체 블루오리진(Blue Origin), 언론사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기후변화 대응 펀드 베이조스 어스 펀드(Bezos Earth Fund)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가 창업해 CEO를 맡아 이끈 27년의 아마존 제1막은 이렇게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베이조스가 앞으로 맡게 될 역할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쓴 서한을 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제품과 초기 이니셔티브를 구상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아마존이 성장함에 따라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을 주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가 그러면서 내놓은 게 최저임금과 기후변화다. 그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아마존의 중요한 이니셔티브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면서도 “(아마존 외에) 데이 원 펀드, 어스 펀드, 블루오리진, 워싱턴포스트와 그밖에 다른 것들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했다. 완전히 새로운 아마존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베이조스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100억달러 규모의 어스 펀드를 설립했다. “기후변화는 지구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게 베이조스의 생각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주사업 역시 선두주자격인 일론 머스크와의 대결 구도와 맞물려 관심이 모아진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오리진이 이르면 오는 4월 초 첫 유인 우주 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조스는 또 창업 초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1990년대 중반이었던)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인터넷이 무엇이냐’였다”며 “다행히 지금은 설명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미친 짓’을 함께 했고 결국 그것을 정상(normal)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고객 댓글, 원클릭 서비스,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 빠른 배송 등이 그가 꼽은 아마존의 혁신이다.
아마존 분기 매출, 처음 1000억달러 돌파
베이조스의 뒤를 이을 재시 CEO 역시 이목이 집중된다. 1997년 아마존에 입사한 그는 2인자 역할을 맡아 왔다. 베이조스는 “재시는 내가 아마존에 몸담은 만큼 (이곳에서) 일했다”면서 “훌륭한 리더가 될 것이며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재시 CEO는 전자상거래가 주요 사업인 아마존에서는 다소 생소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를 도맡아 키웠다. 그가 이끄는 AWS는 클라우드 업계의 강자다. 아마존 내에서 매출 비중은 작지만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이날 나온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AWS가 아마존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의 경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에 달했다. 아마존은 킨들을 통해 소비자용 e북 시장을 개척한데 이어 AWS를 통해 기업용 클라우드 기술을 대중화했다. 그 중심에 재시 CEO가 있다.
한편 아마존은 사상 처음 1000억달러가 넘는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이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 1255억6000만달러(135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한 데다 연말 쇼핑 시즌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72억달러로 전년 동기(33억달러)의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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