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生 2막] 김경석 태평양 변호사 "M&A 자문 영토 넓혀, 로펌 성장 도울 것"
지난해 아웃바운드 전담팀 합류
'인텔 낸드 매각 자문' 등서 결실
"IT·車산업 우수기업 많아 매력적
중대재해법 등 규제 확대는 우려"
변호사 ‘3만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법률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법무법인(로펌)이 경쟁구도에서 최전선에 내놓는 전략은 인재 확보다. 전문성으로 무장한 우수 인재를 각계에서 영입함으로써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은 국내 법률 시장 내 총성 없는 전쟁에서 각 로펌 선봉장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들을 만나 지금까지 삶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면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에 큰 장이 설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기업들이 성장이냐, 좌초냐의 기로에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김경석 법무법인 태평양 외국변호사(뉴욕주)는 3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국내 산업·경제계는 외국 투자자들에 있어 매력적 투자처”라며 이같이 밝혔다. 산업 기반이 없는 동남아시아와 달리 국내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많다는 게 그가 꼽은 투자 매력 요인이다. 싱가포르, 홍콩 등이 금융업만 발달돼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IT,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발달해 투자 최적지로 꼽힌다는 것이다. 또 투자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지목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최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문턱을 넘는 등 시행 ‘초읽기’에 돌입한 점은 다소 불안 요인으로 지적했다. 국내 경제·산업계가 세계 유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최적의 투자처로 꼽히는 상황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규제의 확대가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내외 투자자문 시장에서 10여년간 굵직한 M&A나 투자 자문을 맡아온 베테랑 변호사가 바라본 국내 산업·경제계의 현 주소다.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그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새 둥지를 틀면서 ‘인생 2막’을 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 변호사가 지난해 7월 법무법인 태평양 아웃바운드 전담팀으로 옮기기로 결심한 데는그동안 각종 업무를 처리하면서 쌓은 인연이 작용했다. 김 변호사는 링크레이터스(Linklaters) 홍콩·서울 사무소와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 서울 사무소, 아놀드 앤 포터(Arnold & Porter)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며 태평양과 자주 협업했다. 국내 대형 보험사와 카드사, 중소 화장품 업체 투자 자문이 그와 태평양이 손 잡고 이뤄낸 성과물이었다. 게다가 지난 2008~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 1년여 동안 국내에서 자문 업무도 맡았다. 살아있는 경험을 통해 국내 법조·경제 등을 배운 셈이다.
김 변호사는 “M&A·투자 자문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이루는 ‘윈윈’하는 분야”라며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는 점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각종 투자 자문 업무를 함께 하면서 태평양이 지닌 비전 등에 대해 알게 됐다”며 “투자처로 여러 기회가 열려있는 국내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평양으로의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가 태평양으로 옮기면서 몸 담게 된 곳은 아웃바운드 전담팀으로 9개 해외 사무소·서울 사무소 사이 유기적 협업 체계와 유럽·북미·남미의 글로벌 로펌과의 제휴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변호사를 비롯해 마크조 변호사 등 글로벌 크로스보더 전문가도 영입해 경쟁력 강화도 꾀했다. 그 결과 인텔의 SK하이닉스에 대한 낸드사업부 매각 자문 등 결실을 맺었다. 거래 규모만 10조3,100억원에 달하는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어피니티PE의 신한금융지주 투자·코스톤PE의 큐텐(Qoo 10) 투자 유치 등 자문도 법무법인 태평양 아웃바운드 전담팀이 김 변호사 영입 이후 거둔 쾌거다. 김 변호사는 베어링, 칼라일, 어피니티, 코스톤 등 글로벌 해외 펀드와도 업무를 수행 중이다.
김 변호사는 “‘법은 기본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언자가 변호사의 역할’이라는 고(故) 이상훈 변호사의 가르침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정신적 멘토가 남긴 변호사로서의 자세에 대한 말을 자문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항상 되뇌이는 것이다. 그는 “사람 중심의 법률 서비스를 실현하고 또 후배들에게는 해외에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선배 변호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법무법인 태평양은 해외 일류 로펌에 뒤쳐지지 않는 곳으로 코로나 19 사태에도 지난해 매출액이 3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을 이어갔다”며 “올해 해외 시장으로 활동을 넓혀가 태평양이 또 한 번의 성장을 거듭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alway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 외곽 20평도 10억…역대급 공급대책 열기 식힐까
- '미나리',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후보
- 홍준표 “피할 수 없는 싸움, 즐긴다”…15년 만에 ‘살풀이’ 대정부질문 나선다
- 건대 주점들 버젓이 변칙영업…집단감염 불씨 되나
- 제주 설 연휴 '방역비상'…14만 3,000명 몰려온다
- [영상] '못배웠으니 배달 하지'…'배달원 갑질' 셔틀 도우미 녹취록 들어보니
- 이제는 ‘패완모’…“두피를 지켜라” 4조원 탈모 시장 후끈
- '아파트 있으면 앉아서 10억' 부동산 폭등 또 꼬집은 기안84
- 잠실세무서서 칼부림…범인은 자해 후 끝내 숨져
- '묻지마 채용' 公기관, 文정부 4년 10만명 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