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한국경제'..K방역과 경제적 성과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의 3차 확산이 이제 안정화 되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갈 때에는 그 동안 우리가 자랑해왔던 이른바 K-방역의 성과가 요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방역 2.5단계와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이어가면서 무섭던 기세가 어느 정도 잡혀가는 것 같다. 참으로 다행이고 대단한 대한민국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방역의 정도와 경제성장은 상충관계에 있다. 사람들의 활동을 제약하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사람들의 집합을 금지하거나 더 나아가서 이동을 완전 제약하는 봉쇄 조치를 취하면 감염병의 확산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방역은 무료가 아니다. 강한 방역의 대가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제활동을 장려할 수도 없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면 사람들간 접촉이 빈번해지고, 그만큼 감염의 가능성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려운 일이지만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하지 않으면서도 감염의 확산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방역 정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3T라고 불리는 K-방역정책을 취해왔다. 적극적으로 검사하고(test), 감염자들의 동선을 추적해서(trace), 그 동선에 있는 사람들을 파악(track)해서 검사하고 감염시 격리시키는 방역정책을 취해왔다. 이러한 K-방역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 번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관련 법규를 정비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거기에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해진다. 국민들의 민도와 정책 순응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정책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방역정책이 경제성장과 반드시 역의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방역이 곧 경제라는 말이 있듯이, 방역을 성공적으로 잘 해 나가면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의 방역정책의 정도를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를 이용해서 산출하고 있다. 전세계의 방역 엄격성 지수의 최대는 62.4, 최소는 13.7, 평균은 41.2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엄격성 지수는 39.6 정도로 세계 평균과 유사한 수준이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우리 보다 엄격성 지수가 높고, 대만, 일본, 독일은 우리보다 엄격성 지수가 낮다.
국제통화기금의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발표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중국과 터키 정도를 제외하고는 2020년 동안 대부분의 국가들이 역성장을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년 동안 약 –1.1% 경제성장을 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중에는 가장 양호한 편이었다. 2020년 전망치가 약 2% 였으니까, 기대치 대비 약 3%p 정도 역성장을 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위기가 우리에게 미친 악영향이 작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정도의 방역 정책을 한 나라들은 2020년 예측치 대비 평균적으로 약 –8% 역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예측치 대비 –3%p 정도 역성장 하는데 그쳤다. 동일한 정도의 방역 정책을 한, 즉 엄격성 지수가 비슷한 나라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 우리 국민들의 방역 정책에 대한 순응, 소상공인 및 영세 자영업자들의 희생, 높은 방역의 질을 통해 다른 나라들 보다도 평균 5%p 정도 추가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우리의 명목 국민소득(GDP)을 대략 2000조라고 가정해보면 약 100조 정도의 추가적인 소득을 다른 국가들보다 더 얻은 셈이다. 여기에 조세부담률 20% 정도를 적용해보면, 약 20조 정도의 세수가 추가적으로 걷혀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된 것이다. 우리 K-방역의 경제적 효과도 충분히 입증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남은 문제는 백신이다.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만으로는 코로나19 생활이 끝나지 않는다. 충분한 국민들이 백신을 맞고 항체가 형성되어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야만 코로나19가 가져온 비정상적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행히 처음에 우려했던 바와 다르게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통해 백신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된 대로 백신의 접종이 이뤄지면 2020년과 2021년을 합한 성장률 역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물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 전망은 국제기구가 인정한 것으로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의 한국의 대응을 높게 평가한 것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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