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재판장' 1심 선고 못하고 떠나..정경심 재판부 대거 이동
지방법원 부장판사 인사…'조국 사건' 재판장 유임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19년부터 '사법농단 사태' 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을 심리해 온 박남천 부장판사가 1심 판결을 선고하지 못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떠나게 됐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구성원 임정엽·김선희 부장판사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옮긴다.
대법원은 3일 오후 지방법원 부장판사급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지방법원 부장판사 414명 등 법관 총 930명을 대상으로 한 이날 인사는 22일부터 시행된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 고영한 전 대법관 등의 1심을 맡아 주 2~3회 이상 재판을 진행해 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재판장 박 부장판사는 서울동부지방법원으로 전보됐다. 이 사건 재판은 법관 정기 인사가 발표된 이날을 기준으로 120회 공판을 돌파했다.
사법농단 사태의 '키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의 재판을 맡아 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32부 재판장 윤종섭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남는다.
사법농단 사태에 연루된 법관들의 이동도 눈에 띈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하며 '재판 개입' 문건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된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명예퇴직했다. 임 전 차장 지시로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는 기사를 대필한 것으로 파악된 문성호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현 대구지법 부장판사)도 법원을 떠난다.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으로 근무하며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작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옮긴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1심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재판장 임 부장판사, 김 부장판사도 서울서부지법으로 나란히 전보됐다. 형사합의25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재판부는 경력 15년 이상의 부장판사 3인으로 구성된 '경력대등재판부'로 전국 지방법원 형사합의부에서 처음 설치된 대등재판부다.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도 서울중앙지법을 떠나 대전고법으로 이동한다. 박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기자가 지난해 10월 청구한 보석 석방을 허가했다.
청와대 감찰 무마·하명 수사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여럿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김미리 부장판사는 전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서울중앙지법에 남게 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라임 사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 온 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인사로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한다. 신 부장판사는 딸을 KT에 부정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지난해 1월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 양부모 재판을 맡아 심리해왔다.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명령·정직 2개월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서울행정법원 홍순욱·조미연 부장판사는 서초동을 떠나게 됐다. 홍 부장판사는 서울북부지법, 조 부장판사는 춘천지방법원으로 전출됐다.
한편 이날 법관 정기 인사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은 5명 줄었다. 법원행정처 비법관화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지방·고등법원 인사 이원화 취지도 반영해 경력 법관 28명이 고등법원 판사로 새로 보임됐다.
장기근무 제도 시행에 따라 전국 24개 법원의 장기근무 법관으로 모두 128명이 선정됐다. 통상 2년마다 이뤄지는 법관 정기인사를 최소화해 대법원장의 인사 권한을 축소하고 재판부 잦은 교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퇴직 법관은 지방법원 부장판사 27명, 고등법원 판사 7명, 재판연구관 2명, 지방법원 판사 5명 등으로 모두 41명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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