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듀랜트와 조율의 하든, 그리고 어빙신, 그들은 공존할 수 있을까

장민석 기자 2021. 2. 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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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듀랜트와 제임스 하든. 둘은 오클라호마시티 시절 이후 9년 만에 호흡을 맞추고 있다. / AFP연합뉴스

최근 3년간 NBA(미 프로농구) 득점왕을 차지한 제임스 하든(32)이 브루클린 네츠로 오면서 과연 케빈 듀랜트(33), 카이리 어빙(29)과의 공존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달렸다. 세 선수 모두 팀에서 ‘에이스’로 군림할 수 있는 슈퍼스타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을 잡는 시간이 긴 편인 하든과 어빙에 관심이 쏠렸다.

어빙이 ‘의문의 휴가’를 보내고 복귀한 경기는 1월 21일(한국 시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 하든은 그보다 두 경기 앞선 1월 16일 올랜도 매직전부터 브루클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듀랜트와 하든이 호흡을 맞춘 17일 올랜도 매직, 19일 밀워키 벅스전에선 브루클린이 승리를 거뒀다. 듀랜트가 42점·30점, 하든이 32점·34점으로 맹활약하며 최강의 콤비가 탄생했다는 찬사가 나왔다.

하지만 어빙이 합류한 21일 클리블랜드전부터 브루클린의 기세가 꺾였다. 듀랜트와 하든, 어빙이 처음으로 함께한 경기에서 브루클린은 클리블랜드에 135대147로 크게 패했다. 어빙은 37점을 넣었지만 코트에 있을 때 득점 마진은 -7로 나빴다. 그만큼 어빙이 뛸 때 수비에서 많은 점수를 잃었다는 얘기다. 어빙이 공격 시도를 자주 하면서 하든은 21점으로 득점이 뚝 떨어졌다.

브루클린은 23일 클리블랜드와 다시 맞붙어 113대125로 또 졌다. 이날 경기엔 듀랜트가 빠졌다. 어빙은 38점을 넣었는데 득점 마진이 이번에도 마이너스(-11)였다. 어빙이 슛을 24개 쏘는 동안 하든(19점)은 슛 시도가 14개에 그쳤다.

브루클린이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패하며 하든과 어빙의 공존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어빙이 경기에 나서면 브루클린의 수비 부담이 커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케빈 듀랜트와 카이리 어빙이 3일 클리퍼스전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 EPA 연합뉴스

브루클린은 24일 마이애미 히트전부터 다시 셋이 함께 나왔다. 하든은 12점에 그쳤지만 포인트가드 역할을 하며 어시스트를 11개 배달했다. 듀랜트가 31점, 어빙이 28점으로 공격을 이끌며 128대124로 승리했다.

이 승리를 기점으로 브루클린은 3일 LA 클리퍼스전까지 4승1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셋의 역할이 나누어진 느낌이다. ‘에이스’ 듀랜트는 안정된 기량으로 팀을 이끈다. 하든은 예전보다는 패스에 신경을 쓰며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거의 매 경기 10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배달한다. 어빙은 축구로 따지면 ‘크랙’과 비슷한 역할이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가진 그는 현란한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바꾼다.

3일 클리퍼스전은 삼총사의 활약이 빛났던 경기였다. 듀랜트는 필드골 13개를 시도해 11개를 넣는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28점 9리바운드로 팀의 중심을 잡았다.

하든은 어시스트를 14개나 하며 트리플 더블(23점 11리바운드)을 기록했다. 하든이 경기에 뛸 때 득점 마진이 +8로 좋았다.

어빙은 39점으로 폭발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3개의 필드골을 시도해 15개를 집어넣었다. 3점슛 성공률이 75%(8개 시도 6개 성공)로 탁월했다. 흔히 국내 팬들이 ‘어빙신(神)’이라 부르는 그런 맹활약이었다.

막판 어빙이 몰아치며 브루클린은 클리퍼스를 124대120으로 물리쳤다. 듀랜트와 어빙, 하든이 90점을 합작했다.

브루클린은 올스타 군단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클리퍼스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여전히 약팀에 고전하는 등 ‘도깨비 팀’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NBA에선 슈퍼스타들이 뭉친 ‘슈퍼 팀'의 성공 사례가 제법 있다.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가 함께한 마이애미 히트가 2012·2013년 정상에 올랐고,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 레이 앨런이 의기투합한 보스턴 셀틱스가 2008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물론 하킴 올라주원과 찰스 바클리, 클라이드 드렉슬러의 휴스턴 로키츠나 ‘전당포(4명의 명예의전당 후보들)’라 불렸던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칼 말론, 게리 페이턴의 LA 레이커스처럼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슈퍼 팀’도 많다.

브루클린은 이날 승리로 14승9패를 기록하며 동부 2위에 올랐다. 세 슈퍼스타의 올 시즌 종착역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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