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뒤집혔다..'원주 3남매 사건' 이불덮은 아빠 징역 23년·방치한 엄마 징역 6년(종합)

한 시민이 3일 오후 강원 춘천시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원주 3남매 사건의 20대 부부 처벌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엄벌 탄원 진정서 418통 접수…법원 "살인 고의성 인정"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돌도 지나지 않은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의 부모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1심은 남편의 살인 혐의와 부인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3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26)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내 곽모(24)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했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 보안처분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생후 5개월, 9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들의 친아버지인 피고인이 신체적이고 정신적 학대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시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스스로 본인의 행위(우는 아이를 두꺼운 이불로 덮은 행동)가 아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부인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유일한 보호자로서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정으로 아이들이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고 판단, 징역 6년의 중형을 내리고 법정구속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황씨는 2016년 9월 14일 강원도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이던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생후 10개월인 셋째 아들을 지난해 6월 13일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 동안 눌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곽씨는 남편의 이러한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앞서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지난해 8월 13일 이들 부부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사체은닉과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제2의 정인이 사건으로 관심을 모은 이 사건에서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오자 세간의 공분이 일기도 했다. 이날까지 항소심 재판부에 이들 부부의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만 418통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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