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머니나 금값된 계란.."졸지에 고급 음식 반열에 올랐다"

김효혜,강민호 2021. 2. 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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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머니나, 금값된 계란
닭고기도 작년보다 21% 올라

◆ AI 살처분 논란 ◆

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 가정주부 이 모씨(37)는 계란 매대 앞에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다. 이씨는 "명절 때 전을 부치려면 계란을 여러 판 사둬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오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마트 계란 1판(특란·중품) 가격은 7300원을 웃돈다. 한 달 전 5000원보다 2000원 이상이 올랐다. 한 판에 5000원대로 저렴하게 나온 정부 비축란은 1인 1판으로 한정 판매다. 정부 비축란과 수입 달걀이 시중에 풀리고 있지만 가격은 진정될 기미가 없다. '에그 플레이션(egg+inflation)'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매 기준 계란(특란·30개) 가격은 7432원으로 전년 동기 5268원보다 41.1%, 1개월 전 5911원보다 25.7% 올랐다. 대형마트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마트는 이날 기준 계란(특란·30개)이 7380원으로 전년 동기 5980원과 비교해 23%나 올랐다.

소비자들은 너무 오른 계란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자취 중인 직장인 김 모씨(27)는 "제일 만만한 반찬이 달걀 프라이였는데, 계란 가격이 너무 올라 졸지에 '고급 음식'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가정주부들은 맘카페를 통해 '계란 싸게 파는 곳'과 같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제과제빵 업체들도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지하고 계란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형 제과제빵 업체 관계자는 "구매팀이 전국을 다니면서 계란 물량을 확보 중"이라며 "아직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가격 압박이 심각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살처분한 가금류가 2000만마리를 넘어서면서 닭고기 가격도 크게 뛰었다. 한 달 만에 가격이 10%나 올랐고, 일부에서는 공급 차질로 인해 치킨값 인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닭고기(중품·1㎏)의 가격은 5875원으로 전년 동기 5226원보다 12.4%, 1개월 전 5337원보다 10.1% 뛰었다. 같은 날 롯데마트의 닭고기(생닭 500g)도 4180원으로 전년 동기 3450원에서 21% 상승했다.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미국산 계란' 수입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대형마트들은 아직 판매 계획이 없고 소비자 선호도도 높지 않다. 서울시 송파구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최 모씨(42)는 "미국산은 신선도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아서 먹기가 꺼려진다"며 "조금 비싸도 국산을 사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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