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가른 '벼락 부자'와 '벼락 거지'.. 부동산 '양극화' 최악

정부의 24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전국 상위 20% 주택가격이 처음 평균 1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12년 만에 최고로 조사돼 부동산 자산 ‘양극화’도 심화했다는 평가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0억2761만원으로 처음 10억원대를 넘어섰다. KB가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를 기록이기도 하다.

특히 가격 상승 속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도가 붙은 점이 눈에 띈다. 전국 5분위 주택값은 2017년 2월 평균 6억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7억원을 돌파하며 1년7개월 동안 1억원이 올랐다. 그 후 1년4개월만에 지난해 1월 8억원을 넘겼고 그로부터 7개월 후인 작년 8월 9억원을 넘겼다. 이후 5개월 후인 지난달 10억원까지 돌파한 것이다. 5분위 주택값은 1년 전과 비교해 28.6%(2억2847만원) 올랐고, 2년 전보다는 37.8%(2억8200만원)나 상승했다.

서울은 지난해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5분위 주택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2억3543만원(12.9%), 2년 전보다는 4억133만원(24.2%) 올랐다.

한편 상대적으로 저가주택은 오름폭이 크지 않아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전국 주택 1분위 평균가격은 1억186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5.8%(650만원) 올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2.3%(265만원) 차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7로, KB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중소 도시 집값은 큰 변동이 없지만, 서울 등 수도권은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며 고액 연봉자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며 “자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