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소방수'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후보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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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재결합 노력이 끝내 실패해 총리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새 총리로는 지난 2012년 붕괴 위기에 처한 유로존을 구해낸 마리오 드라기(74)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상하고 있다.
이후 마타렐라 대통령이 3일 드라기 전 총재를 호출했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이어지며 외신은 그를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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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연정 무산 속 대통령 호출받아
'드라기 내각' 불발 땐 조기 총선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재결합 노력이 끝내 실패해 총리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새 총리로는 지난 2012년 붕괴 위기에 처한 유로존을 구해낸 마리오 드라기(74)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부상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날 관저인 퀴리날레궁에서 ‘명망 높은(high profile)’ 인사를 새 총리로 지명해 내각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마타렐라 대통령이 3일 드라기 전 총재를 호출했다는 대통령실의 발표가 이어지며 외신은 그를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유사시 내각 구성 권한을 가질 사람을 지명할 수 있다.
드라기 전 총재는 2011년부터 8년간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ECB 사령탑을 지낸 금융 경제통이다. 2012년 이탈리아와 스페인·그리스 등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위기에 빠진 유로존을 구해내며 ‘슈퍼 마리오’라는 별칭을 얻었다. 당시 유럽 채권 매입을 꺼리던 투자가들에 “유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 나를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힌 연설은 지금도 회자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자 마타렐라 대통령이 경제학자 출신인 드라기 전 총재를 눈여겨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탈리아통계청(ISTAT)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8.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보다는 낫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역성장으로 평가된다. 드라기 총재가 내각을 꾸리게 되면 경제 회복에 주력하는 실무형 내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드라기 내각’ 출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회복 정책을 두고 기존 연정 구성 정당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과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 중도 정당인 생동하는 이탈리아(IV) 간 이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에 대해 거부감이 큰 오성운동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라기 전 총재마저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현재의 여론 지형을 고려하면 극우 정당 동맹(Lega)이 이끄는 우파연합의 승리가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전략적 사퇴’로 연정 재구성을 노린 주세페 콘테 총리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신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테 총리는 연정 구성 협의 상황을 지켜보며 원내 1당인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지지를 바탕으로 총리직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마타렐라 대통령은 현재의 보건 및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완전히 기능하는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면서 새 총리 지명 가능성을 내비쳤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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