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KBS 출신에서 나온 수신료 인상 반대 목소리

조현호 기자 2021. 2. 3. 16: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방위원들 "국민부담주는데 공감대, 신뢰 여전히 부족" "시기상조" 노웅래 "인상해줄 때 됐다" 찬성 목소리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KBS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과 여당 간사 등 위원들이 반대입장을 밝혀 사실상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3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KBS가 고질적이고 구조적으로 적자상태에 있어 이를 타개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수신료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행위여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거나 설득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고 보는 이유를 두고 “KBS 언론보도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와 반응이 있는데,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게 있었다”며 “지역을 다니다 보면 비판적으로 얘기하는 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미디어 환경 자체가 지상파를 직수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국민 입장에서는 IPTV를 가입하거나 유선방송으로 비용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도 있어 설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문제점에서 국민들이 수신료 인상을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KBS 보도 내용의 문제도 있느냐는 질의에 “보도 내용을 잘했다거나 못했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반응 달리하는 것”면서도 “정파를 떠나서 KBS 보도 부분에 있어 내 견해와 다르게 했지만 공정하다고 느껴야 하는데, 그것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어제(2일) 발표된 조사결과에서 KBS가 모든 언론과 비해 신뢰도가 1위라고 하지만 30%정도 밖에 안된다”며 “국민의 돈이 들어가는 공영방송이라면 압도적 1등을 해야 맞다”고 지적했다. 언론진흥재단이 2일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 조사' 결과 '코로나19 관련 뉴스 및 정보를 얻는 데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는 어디인가'(중복 응답)라는 질문에 KBS는 30.6%를 기록했다. 이어 MBC 24.9%, YTN 22.5%, JTBC 21.1%, SBS 17.5%, 연합뉴스TV 15% 순의 응답이 나왔다.

KBS가 압도적인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보는 이유를 두고 조 의원은 “KBS에 대한 신뢰도가 과거에 비해 떨어졌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며 “미디어환경 변화도 있겠지만, KBS가 정권에 따라 너무 왔다갔다 했던 모습이 불편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게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코로나 상황에서 신뢰도 1위가 나온 것이 재난 방송 역할을 높게 평가한 면도 있지만 수신료 인상과 같이 국민의 부담을 지우는 문제는 다른 전제조건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의원). 사진=조승래 페이스북

KBS 부사장을 지낸 국회 과방위 소속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수신료 인상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과 같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에 KBS 수신료를 인상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 다수가 고통받는 시점에서 수신료 인상이나 현실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3일자 석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공영방송의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많이 부족하다”며 “현행 인상안은 방송통신위원회 단계도 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KBS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하다”며 “국민이 '수신료를 올려줄 테니 잘해보라'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이에 반해 KBS 수신료 인상의 부정적 입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식입장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MBC 기자이자 국회 과방위원장을 지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미디어상생TF 위원장)은 3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수신료 인상 반대가 우리당 입장은 아니다”라며 “수십년 된 수신료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의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갖고 한다면 당연히 동의해야한다”고 밝혔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정필모 페이스북

당내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냐는 질의에 노 의원은 “요새 공식적인 입장이라는 것은 없다, 당론을 안정했기 때문”이라며 “당론을 정할수록 정책이나 입법하기가 더 어렵다. 의견을 모으겠지만, 제가 얘기하는 게 기본적인 큰 틀에서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은 'KBS가 아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고,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미흡하다'는 당내 의견을 두고 “그렇게 얘기하면 수신료 안올린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국회 믿을 수 없어서 제왕적 대통령제 못고친다는 것은 정치를 안바꾸겠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다. 기회를 줘야 세상이 바뀐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적절한 시기이냐는 질의에 “당연히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며 “그만큼 KBS가 역할하고, 과거처럼 정권 나팔수 안할 정도가 되면 이제는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 인상은 방통위에서조차 통과되기 어렵다'고 한 국회 과방위원장 주장에 노 의원은 “지금 여야 안에 논의가 잘 되겠느냐”며 “지금같은 국회상황에서 어렵죠”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정치구조가 그렇다”며 “지금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하는 게 거의 없다. 힘의 정치, 진영의 정치를 하는 것이 우리 정치현실이니 합의가 되겠느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