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서 접종센터까지..코로나19 백신 수송 훈련 "영하 75도 유지"

오전 10시부터 하기·통관·상차 및 수송·호송 훈련 실시
미리 준비한 백신 박스 얼어붙어 안 나오는 해프닝도

3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내 냉동창고에서 코로나19 백신 안전유통 모의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2021.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3일 오후 2시 즈음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부지인 서울 중구 방산동 구 미군 공병터에 흰색 1t 트럭이 들어왔다. 트럭 문이 열리고, 검은색 모의 백신 박스 안 온도계에는 영하 7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송의 모의훈련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시작됐다. 오전 10시 백신 운송 항공기가 도착하는 것을 시작으로, 백신의 하기·통관·상차 작업 등을 진행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모의훈련은 수도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백신의 하차 및 센터 내 냉동창고 보관 훈련이었다.

앞서 이날 오전 실시된 인천공항 백신 수송 모의훈련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노석환 관세청장, 서욱 국방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박주경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수송지원본부장 등이 참관했다.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써진 백신 수송 트럭이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 도착하자 검은 옷을 입은 군인 2명이 수송차량 화물칸을 열어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박스를 내렸다.

이들은 즉시 백신이 든 박스를 냉동고가 설치된 방으로 들어갔고, 방에는 의료진 2명이 백신 수송 박스의 온도를 확인한 후 백신보관 관련 장부를 기입했다. 서류에는 Δ도착 일시 Δ수량 Δ인수자 Δ백신보관 용기의 온도 Δ백신 제조 번호 Δ백신 유효기한 등을 작성했다.

이날 박스에는 5㎖ 백신 195병이 들어있었고, 2박스 총 390병 수송을 훈련했다. 접수 절차를 마친 의료진은 냉동고 전용장갑과 고글을 착용한 채 백신을 냉동고 두대 중 한 냉동고에 집어넣었다.

냉동고 외부에는 영하 72.8도가 표시돼 있었다. 냉동고 문에는 '화이자백신 보관 냉동고 온도관리 기록부(2021년 2월)'가 붙어있었고, 일별로 오전 9시, 오후 5시 온도를 기록하도록 돼 있었다.

한편, 이날 백신 수송 모의 훈련에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초 검은 박스에서 실제 내부 백신 보관 박스를 꺼내 냉동고로 옮겨야 하는데, 내부 박스가 드라이아이스에 얼어붙어 나오지 않았다. 내부 박스는 화이자에서 전해준 실제 박스 크기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관계자들이 5분가량 시도한 후에 내부 박스가 빠져나왔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실제로는 꺼내서 드라이아이스를 붓고 바로 와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놓다보니 얼어붙은 것 같다"며 "박스가 열려 있어도 온도가 내려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자와 개별 계약한 물량은 가능하면 공항에서 접종센터까지 가고, 배정 순서 등의 변동이 있으면 일부는 경기 평택 물류창고에 보관한다.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오는 물량은 평택 물류창고로 갔다가 접종센터로 이동한다"고 부연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