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161명 발의 '법관탄핵'..소신 '반란표' 나올까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탄핵소추안에 범여권 의원 161명이 참여한 상태로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의 국회 통과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안 발의에 참여한 161명 중 민주당 의원은 150명이다. 총 174명 중 24명이 불참한 것으로 현직 장관 혹은 장관 후보자(이인영·전해철·박범계·한정애·황희 등 5명)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정순 의원을 제외하면 18명이 탄핵안 발의에 빠졌다.
특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가세하면서 사실상 당론으로 굳어진 분위기다. 당초 탄핵안 발의 시기의 적절성 등을 놓고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았음에도 의원총회를 통해 탄핵안 발의로 총의를 모은 것 역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론에 준하는 구속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취재를 종합하면 탄핵안 발의에 불참한 의원들 중 상당수 역시 탄핵안 발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며 4일 표결에 찬성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안 공동발의 서명을 받을 때 당시 바쁜 일이 있어서 동참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 간 충분히 논의해 공감대를 이루고 동의를 한 사안인만큼 나 역시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성규 의원 역시 "당연히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고 민홍철·이상민 의원도 "법관 탄핵 기본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건영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몇몇 분들이 물어보셔서 말씀드린다"며 "임성근 판사 탄핵 관련 제 입장은 찬성이다. 당연히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가 탄핵안 발의에 불참하자 법관 탄핵을 외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의 문의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이번 탄핵안 발의가 '사법의 정치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으로 비칠 수 있는 소신 발언이 나와 관심이 집중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해당 법 개정안 통과 당시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전 의원과 조응천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문자 폭탄 등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정성호 의원은 "임 판사가 재판 과정에 개입한 행위는 위헌적이라고 보지만 탄핵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라고 보지 않는다"며 "국회의원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도 넓은 의미에서 위헌 행위지만 그때마다 탄핵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입법부와 사법부가 서로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정도로 국회가 법관을 탄핵하게 되면 사법부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사법의 정치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김영진 의원은 지난달 27·28일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법관 탄핵안 추진을 만류하며 탄핵안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탄핵안엔 지도부(원내수석부대표) 소속이란 이유로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는 표결 과정에 대해 의원들의 찬반 여부를 미리 밝히는 것 자체가 건전하지 않은 의사 결정 과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탄핵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의원은 "아직 본회의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찬반 의견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직 생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다른 의원은 "아직 시간이 남아 더 생각해보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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