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룡들, 잔혹했던 2020년..지난해 실적 '와르르' 역대 최악

방성훈 2021. 2. 3. 16: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엑손모빌과 함께 미 양대 석유업체로 꼽히는 쉐브론 역시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55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잔혹한 2020년을 보냈다"며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회복세 지연으로 수요 감소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손모빌·BP·쉐브론 등 지난해 줄줄이 적자
엑슨모빌, 지난해 220억弗 순손실..40년만에 첫 연간 적자
BP, 작년 57억弗 순손실..10년만에 첫 적자
코로나發 원유 수요 급감·유가 하락 직격탄
팬데믹 불확실성 지속..올해도 난항 예상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며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팬데믹 여파가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경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정유업체 엑손모빌은 지난해 한 해 동안 220억달러(한화 약 24조 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200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190억달러가 넘는 자산상각을 반영하면서 4분기 적자폭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WSJ은 “엑손모빌이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며, 1999년 엑슨과 모빌이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영국 정유업체 BP도 지난해 57억달러(약 6조 3700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100억달러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48억달러 순손실)보다 손실폭이 컸다. CNBC는 “BP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며 “손실 폭도 10년 전보다 크다”고 전했다.

엑손모빌과 함께 미 양대 석유업체로 꼽히는 쉐브론 역시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55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요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잇따라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게 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 국제유가가 폭락한 탓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한 때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던 와중에도 이들 기업 주가는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엑손모빌의 경우 지난해 비용절감을 위해 1만 4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했고, 쉐브론과의 합병까지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석유산업에 우호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WSJ은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잔혹한 2020년을 보냈다”며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회복세 지연으로 수요 감소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올 하반기 안정화 전망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석유업체들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얘기다.

특히 최근의 유가 상승세는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날부터 두 달 동안 하루 평군 100만배럴 감산하기로 약속한데 따른 것으로, ‘일시적’ 합의에 따른 것인 만큼 향후 합의가 틀어질 경우 유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하다. 코로나19 회복 속도 등에 따라 변동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코로나19 위기 극복이 최우선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회복세의 속도와 정도가 불확실하지만 올해는 석유 수요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백신 출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전략 등이 회복 속도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